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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기에 중점 두고 통화정책…3번 금리내려 성장률 0.17%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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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보고서]
75bp 금리인하, 심리개선 효과는 제약적
물가·환율 영향도 제한적…가계부채 영향도 과거보다 작아

머니투데이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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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앞으로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점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3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성장률을 0.17%포인트(p)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신성환 한은 금통위원은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데 비중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에 유의해 추가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리인하 기조에서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 3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성장 △물가 △가계부채 △환율 등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7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분석 결과 기준금리 75bp 인하로 올해와 내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각각 0.17%포인트(p), 0.26%p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1.5%와 내년 성장률 1.8%에 반영된 수치다.


기준금리 인하의 성장 제고 효과는 장·단기금리 하락과 심리개선 등의 경로로 파급된다. 이번 인하기의 경우 장기금리 경로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는 과거보다 컸고, 심리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장기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과거보다 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과거 평균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4~5개월 전 장기금리가 40~50bp 하락하는데, 이번엔 더 이른 시점에 인하를 시작해 100bp 정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리인하에 따른 심리개선 효과는 과거보다 제약적이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작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물가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말 이후 원/달러 환율은 내외금리차보다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달러화 지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금리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향후 가계부채 흐름도 안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와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등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범위 확대 등 추가 규제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서울 일부 주택가격 상승이 주변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2월 서울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높은 강도로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될 경우 기본 시나리오 대비 올해와 내년 국내 성장률이 각각 0.1%p, 0.4%p씩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1.4%로 내려간다.

박 부총재보는 "글로벌 통상환경이 지금까지는 기본 시나리오 안에서 가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커졌다"며 "다음달 상호관세 정책이 어떻게 발표될지가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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