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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CA협의체 의장 사임…"건강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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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상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당분간 물러납니다.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에 또 한 번의 악재가 겹친 셈입니다.

카카오는 13일 김 창업자가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CA협의체는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카카오는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합니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도 맡아 그룹의 쇄신을 진두지휘해 왔습니다.

회사 측은 기본 틀이 정리된 만큼 향후 과제는 CA협의체 산하 위원회 단위에서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창업자는 다만 그룹 미래 전략 설계를 위한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김 창업자는 최근 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창업자가 최근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아 당분간 수술, 입원 등 치료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여러 악재로 경영상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가 또 다른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는 우려를 내놓습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고, 100일 만에 풀려난 뒤 불구속 사태로 1심 재판을 받는 상태입니다.

김 창업자는 치료 기간에는 재판 참석이 어려울 전망이어서 향후 재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는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및 매출 부풀리기 등과 관련해 당국의 각종 조사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 인공지능(AI) 사업 진두지휘를 위해 이해진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는 상황이어서 양사의 명암이 더욱 선명하게 갈리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초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와 협업을 선언하는 등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온 AI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ICT(정보통신) 업계에서는 김 창업자가 이미 사법 현안 등으로 경영에 거리를 두고 있었던 만큼 현재의 정 대표 체제에 당장의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한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데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AI 등 큰 파도를 창업자가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넘어야 하는 것은 부담인 동시에 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과를 가늠하는 일종의 시험대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하정연 기자 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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