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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 (일)

SMR, 美 함정, AI 조선소까지…정기선 가는 길이 HD현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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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방미 일정/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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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와의 협력을 통해 에너지 수요증가에 맞춰 공급망을 확장하고 '나트륨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HD현대중공업과 테라파워 간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 체결식에서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CEO(최고경영자)는 이같이 기대감을 표했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SMR(소형모듈원자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체결식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가 모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서로 간 협력에 얼마나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미국 와이오밍주에 '나트륨 원자로'를 기반으로 한 SMR을 가동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데, 이 사업을 위한 중요 파트너로 HD현대를 낙점한 것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협약에 따라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주기기를 공급하기 위해 최적화된 제조 방안을 연구 및 도출할 계획"이라며 "초기 실증 프로젝트를 넘어 본격적인 상업화에 필요한 제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후 '동맹'을 공식화했다. 세계 최고 조선 기술을 보유한 회사 답게 테라파워과 협력해 2030년쯤 '해상 부유식 SMR'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육상 SMR'인 와이오밍 프로젝트의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제작하는 사업을 HD현대가 수주했다. 양사의 동맹이 '해상'을 넘어 '육상'까지 확대된 것이다. 새해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게이츠 창업자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맞손을 잡는 단계까지 왔다.

HD현대가 최근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HD현대중공업 원광식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테라파워 빌 게이츠(Bill Gates)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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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R(국제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에서 HD현대가 9개의 진공용기 섹터 중 4개를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납품까지 모두 완료한 점에 테라파워 측이 큰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생소한 사업이라 해도 '완납'을 적기에 한다는 신뢰를 시장에서 만든 것"이라며 "선박이나 원자로나 용접으로 만든다는 점은 똑같은데, 테라파워 측이 HD현대의 용접 기술을 특히 높이 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 사업 비전이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2023년 부회장, 2024년 수석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의 실질적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SMR을 비롯해 수소, AI(인공지능) 등 그룹의 미래 전략 사업을 주도하는 게 주 역할이다. HD현대는 정 수석부회장의 2023년 부회장 승진 당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방미 일정은 이같은 '미래 사업 직접 챙기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세계 최대 에너지 행사 '세라위크' 참석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각계 유력 인사들을 접촉하는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양사는 2021년부터 AI 기반의 '미래형 조선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진행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형 조선소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첨단 조선소를 말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일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미래에 진행될 수 있는 '함정 세일즈'의 전초전에 나선 것이다. 이 일정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AI에 기반한 자율운항, 디지털 첨단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왼쪽)이 7일(금)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이벳 M. 데이비스(Yvette M. Davids) 교장(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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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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