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
우주 탄생과 생명 진화 과정 등 연구
韓 유일한 국제협력 파트너
민감국가 지정된 상황에서 한미 파트너십 강화 의미
한국천문연구원과 미항공우주국(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EREx)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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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엑스는 지난 2월 말 발사가 추진됐지만 팰컨9 이륙 준비 단계에서 추가 점검, 기상 악화 등으로 8번 연기됐다. 하지만 보완 조치를 거쳐 이날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 후 12시 52분께 발사체에서 분리돼 고도 약 650km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했다. 1시 30분께에는 NASA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와의 교신에도 성공했다.
전체 하늘 102가지 색으로 관측
망원경은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해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하고, 우주 탄생과 생명 과정 연구의 진전을 이끄는데 쓸 수 있다. 특히 지상에서 관측하기 어려운 적외선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류 최대 망원경으로 알려진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같은 대형 우주망원경이 하늘 중 일부분을 깊게 보는 것과 달리 전체 하늘을 다양한 색으로 관측해 약 10억개의 천체들에 대한 물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어두운 은하의 빛의 총량을 측정해 은하 형성과 진화의 비밀을 풀어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시험 관측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본격적인 임무에 들어가 하루 14.5번 공전하며 600번씩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임무 기간은 총 27개월이다.
NASA 임무 기획부터 수행까지 전 단계 경험
스피어엑스는 우리나라가 한국천문연구원이 임무 참여 12개 기관 중 유일한 국제 협력 파트너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우주 강국의 임무 기획부터 수행까지 전 단계에 대한 참여 기회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NASA 임무 수행에 전반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향후 우리나라 독자적인 우주 임무를 설계하고 수행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협력 결실은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파트너십의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국형 달탐사선인 다누리에 NASA의 탑재체 1종이 탑재돼 한미 우주협력의 물꼬를 튼 것처럼 양국 과학협력의 결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과학 연구 진전도 기대된다. 천문연은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스피어엑스 개발에 참여해 NASA 전문가들과 동일한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갖는다. 우주 생성과 진화 과정 등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발표하는데 국내 연구진이 참여할 수 있고,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데 한국이 기여한다는 사실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의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와 전천 분광 목록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천체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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