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인도 도피’ 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700억원 해외자산 동결

경향신문
원문보기

‘인도 도피’ 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700억원 해외자산 동결

서울구름많음 / 0.0 °
지난해 반정부 시위에 직면해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반정부 시위에 직면해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AFP연합뉴스


군을 동원해 대학생들의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하며 퇴진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가족의 700억원 규모 해외 자산이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치안법원은 전날 하시나 전 총리와 가족 명의로 된 해외 124개 은행 계좌에 있는 4753만달러(약 690억원)의 금융 자산에 대해 동결 명령을 내렸다. 하시나 전 총리 가족의 자산은 영국과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영국령 케이먼 제도의 은행 계좌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법원은 하시나 전 총리와 가족 명의로 된 다카와 주변 지역 부동산도 압류할 것을 당국에 명령했다. 현지 언론들은 하시나 전 총리가 집권 당시 일부 관리들과 결탁해 다카 및 주변 노른자위 땅을 가족들과 나눠 가졌다고 전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방글라데시 반부패위원회(ACC) 측 탄원에 따라 내려진 것이다. 이 탄원에 따르면 최근 하시나 전 총리 측 금융자산과 부동산에 대해 이체 및 처분이 시작됐다.

앞서 ACC는 지난 1월 하시나 전 총리와 두 자녀, 여동생 및 조카들의 부패 혐의에 대한 고발장도 접수했다.

2009년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뒤 15년간 집권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독립유공자 후손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나오자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등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결국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8월5일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인도로 도피했다.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민운동가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하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세워졌고 하시나 정부의 부패와 비리 등을 바로잡는 개혁을 진행하면서 차기 총선을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과도 정부 측은 지난해 말 하시나 전 총리의 재판을 위해 그를 방글라데시로 인도할 것을 인도 정부에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하시나 전 총리 측과 그 지지자들이 최근 정치 행보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자, 분노한 시위대가 지난달 5일 그의 아버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 가옥을 굴삭기 등으로 파괴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