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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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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오폭’ 북한 첫 논평···“폭탄이 국경선 넘었다면 사태 어떻게 번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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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발표···사건 발생 6일만

“남쪽 국경 가까이 일어났다는 데 유의

우발적인 한점의 불꽃은 새 무력 충돌”

전문가 “북 주장 과소평가하면 안 돼”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 연합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1A2 전차가 포를 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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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접경 지역인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한국군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건에 대해 12일 “폭탄이 조금만 더 북쪽으로 투하되여 우리의 국경선을 넘어섰더라면 사태가 어떻게 번져졌겠는가”라는 평가를 처음 내놨다. 남북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발광적으로 벌어지는 미국 주도의 쌍무 및 다무적 합동 군사 연습이 어째서 그토록 위험천만하며 세인의 규탄을 받아 마땅한가를 보여주는 사건이 최근 발생하였다”며 “괴뢰전투기 2대가 민간 마을을 겨냥하여 공습을 가하는 초유의 ‘동시 오폭’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MK-82 폭탄 총 8발을 표적으로부터 약 10㎞ 떨어진 민가에 오폭한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통신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인한 허무맹랑한 사고였다고 한다”며 한국 공군의 사고 조사 결과 발표도 언급했다.

지난달 말부터 계속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해온 북한이 공식매체를 통해 전투기 오폭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평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대소동이 벌어졌다”며 사실관계 위주로 사건 발생을 인용 보도한 바 있다.

경향신문

6일 공군 전투기 폭탄 오발 사고 당시 폭탄이 폭발하는 장면. MBN 제공


북한은 한국군 전투기 오폭 사고가 휴전선 북쪽 지역에서 발생했을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연습에 대해 경고했다.

통신은 “미군과 한국군에서 이러한 오발 사고는 흔히 있는 예상사지만 그것이 다름 아닌 우리와의 전면 전쟁을 가상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전야에, 바로 공화국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일어났다는 데 유의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우발적인 한점의 불꽃이 조선반도와 지역, 세계를 새로운 무력 충돌에 말려들게 할 수 있었음은 결코 무리한 상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폭 사고로 한·미가 자유의 방패 연습 기간 실사격 훈련을 중지한 데 대해 통신은 “일종의 ‘벙어리 연습’으로 변신시켰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불의의 사태 발전에 대처하여 적들의 군사적 망동을 단 하나도 놓침 없이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의 경우에는 경고 없이 무자비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군 전투기 오폭 사고로 남북 접경 지역에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된 상황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에 대해 “남북 간에도 우발적인 사건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이전 논평들과 질적 차이를 보여주며 우리도 심각하게 고민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주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직 총참모부 등 군에서 직접 입장을 내지 않으며 군 대 군 맞대응에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며 “북한군은 남북, 북·미 간 긴장 국면에서 동계훈련 실시, 건설 투입, 러시아 파병 등으로 피로 누적이 극대화돼있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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