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中조선 경쟁력 보고서
中 글로벌 점유율 지난해 70%로… 가스운반선 등 수주 선종 다양화
한국, 고부가 선박 수주 집중 필요… 美 규제도 새로운 기회 될수도
中 글로벌 점유율 지난해 70%로… 가스운반선 등 수주 선종 다양화
한국, 고부가 선박 수주 집중 필요… 美 규제도 새로운 기회 될수도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부가가치 선박에선 여전히 한국이 앞서 있으나 과거보다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 범용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에 이어 조선업종에서까지 기술력을 갖춘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11일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중국의 조선·해운업 동향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주 실적과 조선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경쟁력 전반을 고려했을 때 중국 조선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글로벌 수주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2.2%에서 지난해 70.3%로 빠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5.8%에서 16.3%로, 일본은 11.1%에서 5.5%로 줄었다. 또 과거 석탄, 광석, 시멘트 등을 싣는 벌크선 중심이었던 수주 선종이 최근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다양해졌다. 올 1월 말 기준 중국의 수주 선박 비중은 벌크선 26.9%, 탱커(유조선) 22.8%, 컨테이너선 16.1%, 가스운반선 6.7% 등이다.
11일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중국의 조선·해운업 동향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주 실적과 조선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경쟁력 전반을 고려했을 때 중국 조선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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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글로벌 수주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2.2%에서 지난해 70.3%로 빠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5.8%에서 16.3%로, 일본은 11.1%에서 5.5%로 줄었다. 또 과거 석탄, 광석, 시멘트 등을 싣는 벌크선 중심이었던 수주 선종이 최근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다양해졌다. 올 1월 말 기준 중국의 수주 선박 비중은 벌크선 26.9%, 탱커(유조선) 22.8%, 컨테이너선 16.1%, 가스운반선 6.7% 등이다.
산업연구원은 2020년 기준 조선업 밸류체인의 5대 경쟁력 중 연구개발(R&D)·설계, 자재 조달, 선박 건조 등 3개는 한국이, 해운업 수요와 유지·보수 등 2개는 중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R&D·설계, 자재 조달 경쟁력에서의 격차는 좁혀지고, 해운업 수요와 유지·보수에서의 격차는 벌어졌다. 선박 건조 경쟁력은 중국에 역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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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의 성장은 2012년부터 ‘해양강국 건설’을 목표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 온 정부의 영향이 컸다. 조선·해운업의 업황과 무관하게 정부 지원이 이어진 덕에 국영 조선소를 중심으로 설계 기업과 연구소 등 ‘조선 생태계’가 구축됐다. 또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 등 국영은행이 선박 금융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맡아 각종 금융 지원에 나섰다.
여기에 2019년 중국 1, 2위 조선기업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이 합병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또 낮은 물류비용 및 인건비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비용은 중국이 한국보다 15∼20%가량 저렴하다.
조선업계에선 중국과 선박 수주 경쟁을 벌이는 건 승산이 없다고 본다. 그 대신 우리 기업들의 경우 벌크선처럼 기술 장벽이 낮아 중국이 장악한 선종은 수주하지 않고, LNG 운반선같이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발주된 선박 중 65%를 중국이, 14%를 한국이 수주했는데, 척당 CGT(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 수)로 비교하면 한국(4만1000CGT)이 중국(3만6000CGT)을 앞선다.
또 미국의 견제는 중국 조선업에 과제인 동시에 한국 조선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산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은은 “조선업의 기업·정부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부 협력에만 의존하기보다 통합적인 시각에서 관련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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