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 보고서’
韓노동시장 56점 받아 100위로 하락… 北-中보다 1단계 높은 ‘부자유’ 등급
조세 자유도 59.6점 하위권 머물러… “정치적 혼란, 경제에 영향”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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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유독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주 52시간 근로제나 최저임금제 등 노동시장 관련 각종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정규직 과보호로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들의 자율적인 인력 운용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최근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정한 정치 상황 역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경직적 노동 시장, 韓 성장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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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 점수를 56.4점으로 평가했다. 평가 대상국 184개국 중 100위로 지난해(87위) 대비 13계단 떨어졌다. 등급도 5개 등급 중 ‘부자유(Mostly Unfree)’를 받아 중국이나 북한이 받는 최하위 등급인 ‘억압(Repressed)’을 겨우 모면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한국보다 노동시장 자유도가 낮은 국가는 독일(53.3)이 유일했다.
문제는 한국의 낮은 노동시장 자유도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노동시장 자유도 평가를 2005년 신설했는데, 그 이후 한국은 줄곧 부자유 또는 억압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9∼2014년은 노동시장의 자유가 극도로 억제된 국가에 부여하는 ‘억압’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글로벌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주 52시간제 등 각종 근로 규제와 임금 부담, 채용과 해고 과정에서 강성 노조의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27위에 머물고 있다. 배정연 한국경영자총협회 국제협력팀장은 “글로벌 평가를 통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정치 상황이 경제자유 토대 훼손”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 정치 상황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정치 스캔들과 부패가 (한국) 정부의 청렴성과 경제적 자유의 토대를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경제 역동성이 현재 정치적 혼란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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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체 경제자유도는 184개국 중 17위로 전년보다 3계단 떨어졌다. 1위는 싱가포르였고 이어 스위스, 아일랜드 등의 순이었다. 중국(151위), 북한(176위)은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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