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청바지에 흰 운동화 신고 대학생 만난 한동훈…"계엄 막으며 '엿됐다' 생각"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비상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속된 말로 '나는 엿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자서전 출간과 함께 정치 활동을 재개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대 대학생 등 청년층을 상대로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대학생 시국포럼 : 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대학생들과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향후 정치 행보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대화했다. 토론회는 고려대와 연세대, 서강대, 한국외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POSTECH),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9개 대학의 총학생회가 뭉친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이 주최한 행사였다. 해당 포럼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계엄을 규탄하는 대학생 총궐기대회를 주최한 바 있다.
청바지에 하얀 운동화를 신고 등장한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 해제를 주장하던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한 전 대표는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다"며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아 나는 엿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 저지에 나선 이유에 대해 "그러지 않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을 것이고 (청년) 여러분 또래인 군과 충돌하고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며 "그러면 대한민국이 이뤄온 성취는 완전히 끝나게 된다. 전 그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을 막은 선택에 후회는 없다"며 "이후 제가 힘들어졌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 담담히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하지만 전 자유민주주의를 계엄이 파괴한 것이라 생각해서 저지한 것"이라며 "진영으로 나뉘어 (속한) 진영의 자유를 지킨다는 식의 자유라면 우리 헌법에 맞지 않는다. 제가 생각하는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때 꼭 필요한 경우 법에 따라 최소한으로 나서서 막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모임공간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3.06.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
이날 토론회에서 한 전 대표는 대부분 대학생 질문에 답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국민 통합 방향을 묻는 말에 한 전 대표는 87 체제 개헌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은 29번 탄핵을 시도했고,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부부싸움을 해도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회칼을 집어던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순간 선수 교체만 돼 똑같은 사람이 온다면 더 강력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87체제 개헌은 대통령의 권한과 국회의 권한 모두 분권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해제 후 자신이 제시했던 윤 대통령의 '2월 또는 3월 퇴진, 4월 또는 5월 대선' 로드맵이 받아들여졌다면 지금과 같은 '광장 갈등'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느냔 질문에 한 전 대표는 "계엄 선포는 불법이었고, 불법 계엄을 한 대통령은 더는 직을 수행해서는 안 되며 그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해야겠다는 원칙을 갖고 방법을 고민했다"며 "그 3가지 원칙이 변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8일 '공동 국정운영 체제'를 꾸리겠다고 밝혔던 것이 위헌 아니냔 지적에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2선 후퇴하겠다고 한 담화의 약속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절차였다"며 "국무총리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걸 말한 것이었는데 비판받으니 '너무 억까(억지로 까는 것)인데?'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발언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 제가 좀 더 주변을 살펴야 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며 "왜곡된 프레임 공격이었지만 빌미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연금개혁과 관련해선 이해관계자인 청년들의 적극적인 목소리를 당부했다. 또 대미 관계에 있어선 지정학적 측면과 군사적 문제를 고려할 때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계 복귀와 동시에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 전 대표는 청년층 포섭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최근 20·30세대의 보수화 경향이 강화되는 가운데 '젊은 보수' '보수 세대교체' 이미지 등을 구축하며 청년 세대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지난 2월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에서 한 전 대표를 장래 정치 지도자로 선호하는 비율은 4%였다. 같은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의 20·30세대 지지율을 살펴보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1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7%,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6%, 유승민 전 의원 5% 등이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위치한 대한민국 헌정회를 예방한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100%)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5%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포인트)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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