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 동안 롯데케미 28.17% 껑충…태광산업 25%↑ 금호석유 13↑
부진했던 국내 석유화학 주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부활 조짐을 보인다. 미국의 화학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본격화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의 내수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도 더해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2월 3일~3월6일) 롯데케미칼은 28.17% 급등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년간 50% 넘게 하락했던 종목이다. 이 밖에도 태광산업(25.12%), 금호석유(13.55%), 애경케미칼 (7.35%), 대한유화 (6.88%)등 주요 석유화학주가 같은 기간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학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Drill, baby, drill)이 윤곽을 드러내며 이들 석유화학주에 대한 투심을 살리고 있다. 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화석연료 개발이 확대된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며 전날 하루에만 롯데케미칼은 1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천연가스에서 얻을 수 있는 ethane(에탄)·propane(프로판)등의 석유화학 원료 생산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들 화학연료를 공급받아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 주도 아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국내 석유화학업체에 긍정적이다. 값싼 러시아 원유 조달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업체 원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때문이다.
GS칼텍스, S-Oil과 같은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한 후 나프타를 생산한다. 이후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에 판매한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종전이 성사되면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풀려 그동안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누려온 상대적 가격 우위는 사라질 것이다"라며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일어나는 모든 일이 유가 안정화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본격화된 트럼프의 에너지 시대에서 △유가 하향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과 수출량 증가 △한국의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 등이 국내 업체 원가 부담을 줄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근 중국이 내수 부양 의지를 강조한 것도 겹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양일간 (3월4일~5일) 진행된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에서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경제 성장률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것이다.
석유·화학주는 중국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낡은 것을 새롭운 것으로 바꾸는 것) 정책을 통해 국내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 가전 생산에 들어가는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ABS(고부가합성수지)와 플라스틱 소재와 건설업에 활용되는 PVC(폴리염화비닐) 등에 대한 수요가 같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에 대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영업이익 2212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화학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것도 긍정적이다. 황 연구원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주가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의 역사적 하단을 밑돌고 있다"며
"당분간 종전 협상 기대감과 중국 내수 부양 정책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인 매수세에 초점을 두지 말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이들 기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은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에너지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화석 연료 중 천연가스의 수요가 2040년까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집권은 국내 정유·화학업계에 기회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했다"며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한층 강경해진 외교 기조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국내 정유·화학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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