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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뿌리내린 '다양성 가치'…초저출산도 변화 조짐

이데일리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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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인사담당자 대상 DEI 교육
대·중소기업 조직문화 변화 선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스카이워커팀에는 외계인도 있고 남성, 여성 등 다양한 색깔의 구성원들이 있어요. 이들 모두 아이디어를 내고 소통하면서 해당 작전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노력하죠. 이처럼 서로의 재능을 소중하게 여기고 모두의 의견이 투명하게 공유하는 게 ‘다양성·형평·포용(DEI)’입니다.”

여성가족부 다양성 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홍헌영 데일카네기코리아 이사는 5일 DEI를 영화 스타워즈에 이같이 비유했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공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의미한다.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반영돼야 할 주요 가치로서 ESG 중 S(사회)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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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이사는 “여성이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인종이 다르다고 차별하면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볼 기회가 사라져 버린다”며 “이건 기업이나 국가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거엔 다스베이더와 같은 카리스마형 리더가 통했지만 요즘엔 다양성이 확보된 조직이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더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이 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젠 ‘집단’이 아닌 ‘개인’을 봐야 다양성이 조직에 뿌리내릴 수 있다”며 “남성이나 여성, MZ세대 등으로 집단화하는 게 아닌 A부서의 B직원 등과 같이 개개인의 장점을 봐야 한다. 그래야 진짜 포용성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이같은 기업 내 다양성 및 성별균형 제고를 위한 역량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양성평등한 조직문화는 다양한 관점을 포용해 혁신을 촉진하고 인재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남녀가 함께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저출산 타개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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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양성 교육 전·후에 실시한 기업 인식변화 조사 결과 기업 인사제도 전반에 다양성 가치를 적용할 때 우수인재 모집, 이직률 감소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 인식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진호 SK브로드밴드 HR실 팀장은 “채용 시 평가문항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하고 피평가자의 성별과 학력 등 모든 정보를 비공개로 심사하는 등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높이며 남초기업에 여성채용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성별 다양성이 확보되며 남성 육아휴직 등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자연퇴사율 등도 1%가 채 안 될 정도로 낮아졌다. 저출산 상황에서 DEI교육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DEI교육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중소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IT 기업 로그프레소는 DEI를 적극 도입해 재택근무 자율 사용, 재택용 모니터 및 지원금 지원, 근속 4년차 부터 3년마다 유급 장기근속 휴가 부여 등을 사내복지제도로 활용하고 있다. 김민정 로그프레소 본부장은 “DEI 교육 후 자녀가 있는 직원위주로 설계됐던 사내복지 제도를 자녀가 없는 직원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며 “덕분에 직원 이직률이 낮아지고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여가부는 2023년 9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교육을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82개 기업에 대한 DEI 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는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4회 교육을 계획 중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올해 여성가족부는 지역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기업이 조직문화 개선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일과 돌봄이 조화로운 환경에서 누구나 경력단절 없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해 저출생 극복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