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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부동산 ‘영끌’ 하는 데는 ‘이 경험’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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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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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으로 체감하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10~30대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에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과거 인플레이션 경험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근원물가란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다. 분석 결과, 과거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를 경험한 개인은 주택 구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화폐자산은 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줄어드는 반면 주택과 같은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따른 것이다.

특히 근원 물가 상승을 경험한 것은 주택 소유에 영향을 미쳤다. 비근원 물가 상승 경험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공급 측 요인이면서 변동성이 심한 비근원 물가보다 장기적이고 수요 측 요인인 근원 물가 상승 경험 시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가구 특성별로 보면 30대 이하에서 주관적으로 체감하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를 때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30대 이하에서 ‘영끌’ 현상이 나타난 데는 부동산 정책 기조 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과거의 인플레이션 경험, 즉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주택 가치가 오른다는 큰 흐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대 이하뿐 아니라 남성, 기혼, 4인 이상 가족, 총자산이 작은 가구도 근원 물가 상승 경험 시 주택 소유 확률이 증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 결과는 높은 경험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선 주로 수요 측면의 근원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두고 물가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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