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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10’% 관세에 미국산 농산물 10~15% 관세 맞불…“절제된 조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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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10’% 관세에 미국산 농산물 10~15% 관세 맞불…“절제된 조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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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10%’ 관세 결정 맞대응
미국 기업 25곳도 수출·투자 통제
중국 대응수위는 절제 고심 엿보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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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의 ‘10+10%’ 관세 인상에 맞대응해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업 25곳에 대해 전략 물자 수출이나 중국 투자를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공고를 내고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 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기존보다 15%,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미국 기업 25곳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조치에 따르면 티콤, S3에어로디펜스 등 미국 방산업체 10곳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라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입과 신규 투자가 금지된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함께 추가된 세계 최대 유전자 분석업체 일루미나는 유전자 시퀀서 중국 수출이 금지된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도스·깁스앤콕스 등 15개 업체에 대해서는 핵심 광물 등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자) 수출이 금지된다. 상무부는 아울러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에 제소했다.

중국은 절제된 반응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산물에 대한 관세는 미국 공화당의 주된 지지층인 중서부 농장주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차 무역전쟁 때에도 미국산 농산물에 25%의 관세를 매겨 타격을 준 바 있다.

하지만 1차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브라질·호주 등으로 농산물 수입을 다변화하면서 미국이 받을 타격이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롄의 투자회사 캐피탈징두퓨처스의 완청즈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정점 기간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가 미국산 대두 수입 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가격이 오른다면 시장에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정책연구컨설팅 회사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농업 분석가 이븐 페이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부과한 관세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0%를 밑돈다”며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의 확대가 아닌 완화를 원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새로 포함된 방산업체 역시 상당수는 지난해 중국 외교부가 ‘대만 무기 판매’를 이유로 이미 자산 동결과 거래 금지 제재를 가한 곳들이라 이번 조치로 신규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절제된 대응은 무역전쟁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추가 관세 인상에 사용할 카드를 아껴 놓았다는 의미도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미국의 거듭된 관세 인상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 반격 조치를 통해 중국의 권익을 굳게 수호하겠다”면서도 “미국이 객관적 ·이성적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평등한 대화를 통해 이견의 적절한 해결이라는 올바른 궤도로 조속히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러우진첸 대변인도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 사전 기자회견에서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다”면서 “평등한 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펜타닐을 제조하고 수출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를 20%로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관세 적용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10% 대중 관세를 발효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중국으로부터의 펜타닐 유입을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이를 막지 않으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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