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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정책과 심리 위축에…韓 성장률 크게 둔화할 것”[일문일답]

이데일리 정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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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정책과 심리 위축에…韓 성장률 크게 둔화할 것”[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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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X마스 앞두고 상승
한국은행, 2월 수정경제전망 기자설명회
글로벌 무역 갈등 부정적 시나리오 가정시
내년 전망치 대비 0.4%p 더 낮아질수도
경상수지 올해 750억달러·내년 700억달러 하향 조정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미국 관세 정책과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올해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석 달 전 전망에서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로 기존 전망치와 같다. 올해의 낮은 성장률과 하반기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 따랐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성장 흐름을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으로 나타나면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이러한 성장 경로는 통상 환경 변화, 국내 정치 상황,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글로벌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실시한 결과, 미국과 여타국의 원만한 협상 및 글로벌 무역 갈등이 조기에 완화되는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기본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 대비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예상됐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 약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 상쇄돼 지난 전망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물가 경로에는 환율과 국제 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국내외 경기 흐름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전망했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올해 10만명, 내년 11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김 부총재보는 “이는 제조업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건설업과 대면 서비스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750억 달러, 내년 700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은 김웅 부총재보, 이지호 조사국장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자료에서 관세 정책 영향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중국 외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내년 관세율 인하를 불가피하다고 봤고, 비관 시나리오는 관세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봤다. 어떻게 산정됐는가. 분기별 전망에서 2분기 전망치가 0.6%에서 0.8%로 상향됐고 3분기 전망치도 0.5%에서 0.7%로 상향했는데, 단지 1분기 기저 효과가 반영된 거라고 봐야 하는지.

△(이 국장) 여타국에 대해서는 올해 관세율이 좀 올라갔다가 내년 중에는 협상 등을 통해 완만하게 떨어지는 것을 가정했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가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단계적 확대) 된다고 봤다. 예를 들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 캐나다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서 다시 관세를 부과하는, 에스컬레이션 현상이 내년까지 쭉 이어지는 가정했다.

분기 성장률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저희가 전망했던 성장 패스보다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여러 가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안 좋았고, 그 여파가 2분기까지는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걸로 봤다. 이후에는 기술적으로 올라간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보면 되겠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1분기 중 정점을 찍고 완화가 되면 내수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거라고 전망을 했는데, 물가가 안정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는 내수 부진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하반기 내수 경기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시나리오별 관세 정책에는 추경 편성에 대한 영향은 없는가.

(이 국장) 작년에는 저희가 2.0% 성장을 했는데, 순수출 기여도가 1.8% 포인트, 내수 성장 기여도가 0.2%였다. 올해 같은 경우 1.5%를 전망 했는데, 순수출 기여도는 사실상 0%고, 내수 쪽에서 1.5% 정도 성장을 전망했다.

내수가 하반기 접어들어 점점 회복되면서 물가 압력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환율 요인이 물가 쪽에서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맞다. 하방 요인 쪽으로 보면 내수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내수가 1.5% 성장을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GDP 대비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를 크게 자극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하나 더 하방 요인을 들자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다. 유류세 인하가 4월까지 연장됐고, 개도세 인하도 물가 하락 요인이다. 공공요금 인상도 당초 계획보다는 좀 더 늦어진는 전망들이 물가에 반영이 돼 있다.

(김 부총재보) 경제 전망 하면서 추경은 가정하지 않았다. 다만 15~20조 편성되면 성장률 0.2%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데,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많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반영되지 않았다.


-건설 투자가 올해 상반기 -6.7%로 나왔는데, 상반기 건설 투자 관련해서 부정적 요인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있는지.

△(이 국장) 건설 투자 같은 경우, 작년 4분기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안 좋았다. 이 부분과 관련해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과 분명히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다. 다 반영이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박창현 조사총괄팀장)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설투자는 장기간에 걸친 고금리 상황이 있었고, 팬데믹 이후 공사비 크게 올랐다. 최근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PF 부실 등 수주 착공의 위축이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연말 정치 불확실성이 컸던 점도 반영이 됐고, 올 초 한파나 폭설로 기상 여건이 안 좋았다.

(이 국장) 가령 둔촌주공 재건축은 작년 11월 공사는 실질적으로 끝났지만, 대단지이기 때문에 입주하는 과정에서 마감 공사나 인테리어 등이 아직 남아있어 일부 상방 요인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

-전망 경제치의 국제 유가 전망치를 조금 올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게 반영이 된 것인지. 추경 약 20조가 0.2%포인트 정도 성장 역량이라고 했데는, 이는 언제부터 집행하는 걸 가정했을 때를 의미하는 지 궁금하다.

△(김 부총재보) 지난해 브랜트유는 배럴당 80달러였고 이번에는 75달러, 내년에는 70달러로 이렇게 점점 내려가는 걸로 가정을 했다. 이 안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반영하지 않았다. 아직 상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로를 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추경의 성장률 효과는 15조~20조가 0.2%포인트라고 했을 때, 시점은 2분기부터 계산한 경우다. 하지만 전망치에 반영되진 않았다.

-선거 시즌에 소비 증진이나 경기 부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작년 1분기에도 총선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 4~5월 조기 대선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이것도 전망에 반영된 건지 궁금하다. 만약에 올해 대선이 있다면 이것도 또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지.

△(이 국장) 작년 1분기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데는 그 영향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한다면 올 2분기에는 약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희가 지금 시점에서 선거를 가정하고, 그것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유의미한 영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