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홍준표 대구시장이 24일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을 앞두고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자 여권 주자들의 대선 채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기자와 연락하며 “만약 탄핵 대선이 시작되면 이번이 마지막이니 (시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대선은 보궐선거로 간주해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선거일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된다. 하지만 홍 시장은 당내 경선 단계에서 미리 시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치러진 19대 대선 때는 경남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참여했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의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 사퇴’라는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도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달로 예상되면서 시장직 사퇴에 따른 대구시장 보궐선거 실시 부담이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올해 보궐선거일(올해 10월쯤)부터 시장 임기 만료일(내년 6월30일)까지 남은 기간이 1년 미만이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에서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시장직 유지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에 “내가 집권하면 TK(대구·경북) 현안은 모두 해결된다”고 답했다. 시장직 사퇴 비판을 의식해 TK 현안 해결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명태균 리스크’ 공세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무소속 의원이던 홍 시장의 복당을 위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설득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이날 공개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2일 “앞으로 명태균 사기꾼 일당이 떠드는 허무맹랑한 소리에는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며 “다만 형사고소는 계속한다”고 밝혔다.
다른 여권 주자들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 등에서 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측은 전날 턱걸이 운동을 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올해 74세인 김 장관의 고령 리스크가 제기되자 체력과 건강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8일 신간을 내고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 친한동훈계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탄핵 찬성에 앞장선) 한 전 대표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풀어나가야 한다”며 등 돌린 강성 지지층을 다독이는 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명태균 리스크 방어에 주력했다. 명씨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2021년 1월20일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송쉐프(중화요리집)에서 김영선 의원, 명씨가 있는 자리에서 ‘다선 의원인 김 의원이 (선거를) 도와주시면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오 시장은 절대 자리를 약속하지 않는 것이 철학”이라며 “공상소설까지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영국·스위스를 방문해 의료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의원 외교에 나선다. 안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대선 출마 포부를 밝혔다. 범여권 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경기 용인 기흥구 삼성물산 층간소음 연구소를 찾으며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이 의원의 정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준스톤 이어원’ 시사회도 열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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