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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나영석도… K-예능의 성지 된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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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나영석 PD, 넷플릭스 손 잡고 해외 공략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적극 활용했던 김태호 PD
나영석 PD, 넷플릭스와의 최초 협업 통할까

김태호 PD(왼쪽)와 나영석 PD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각자의 방향성을 구축한다. MBC,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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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 스타 PD인 김태호와 나영석이 나란히 넷플릭스로 향한다. 김태호 PD가 수장으로 있는 테오의 '피지컬: 100' 제작 소식이 앞서 본지 취재로 알려진 바 있다. 나영석 PD의 신작 역시 올해 4분기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두 PD는 왜 넷플릭스로 향했을까. 한국 예능을 대표하는 두 연출자가 넷플릭스를 택했다는 것은 넷플릭스가 현재 K-예능의 최종 종착지라는 것을 상징한다.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명실상부 K-예능의 양대 산맥이다. 두 PD 모두 연출자의 색채를 과거부터 인정받으면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이후 '놀면 뭐하니'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등 다양한 시도와 협업으로 김태호라는 장르를 구축했다. 나영석 PD 역시 '윤식당' '서진이네' '지구오락실' 등 여러 IP를 활용한 시리즈들을 나란히 성공시키면서 스타 PD로서의 공고함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두 PD가 넷플릭스로 향하는 기로가 눈길을 끈다.

사실 김태호 PD는 2021년 일찍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당시 MBC 소속이었던 김태호 PD는 지상파 방송사 소속 PD로는 최초로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연출을 맡아 '먹보와 털보'를 제작했다. '먹보와 털보'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김태호 PD 입장에서 '먹보와 털보' 연출은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기회였을 터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를 경험한 김태호 PD는 이후 차기작들을 글로벌 OTT로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며 전 세계를 공략했다. JTBC 'My name is 가브리엘'(이하 '가브리엘')은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됐다. 국내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프랑스 바니제이(Banijay)와 포맷 판매·배급 계약을 맺는 등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지드래곤을 등에 업은 '굿데이(Good Day)'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 중이다. '굿데이'는 공개 직후 '오늘 한국의 TOP10' 1위에 등극했다. 이에 김태호 PD는 자신이 차린 제작사 테오 예능들 역시 넷플릭스로 공개하면서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야심을 드러냈다. 최근 장호기 PD가 갤럭시코퍼레이션을 떠나 테오로 이적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국내외 큰 관심을 받았다. 장호기 PD가 연출한 '피지컬 100 시즌3'은 테오에서 제작을 맡는다. '피지컬: 100' 시리즈라는 거대 IP를 품에 안은 것으로 보아 테오가 바라보는 곳이 해외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테오와 넷플릭스의 협업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이다. 이달 22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주관식당'은 셰프 최강록, 유튜버 겸 배우 문상훈이 정해진 메뉴 없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주관식 요리를 만드는 요리 토크쇼로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손님으로 출연한다. 테오 소속 채송이 PD가 연출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영석 PD는 올해 하반기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선보인다.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행사에서 유기환 넷플릭스 논픽션 부문 디렉터는 나영석 PD와의 협업을 공식화했다. 당시 유 디렉터는 "나영석 PD와 최초 협업해 오리지널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5년 4분기에 만나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포맷이나 구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영석 PD가 그간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출연진 라인업을 구축했던 그림들을 떠올린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들만의 뚜렷한 개성과 색채가 좋은 시너지를 내리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또 나영석 PD는 그간 자신이 연출한 IP들을 스핀오프 등 다방면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처럼 두 양대 산맥이 나란히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모습은 지금의 넷플릭스가 K-예능의 성지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흑백요리사' '피지컬:100' 등 거대 히트작들을 배출하며 해외에서 불모지에 가까웠던 K-예능을 적극적으로 심폐 소생시켰다. 이는 단순히 자본력으로만 성사된 것은 아니다. 물론 적극적인 제작 지원이 넷플릭스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기획을 수용하며 더욱 다채로운 예능을 제작하는 지점이 두 스타 PD를 잡아챈 비결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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