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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캡틴 손흥민이 빵 터질 정도였다. 토트넘 홋스퍼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통쾌한 골 세리머니로 맨유 레전드를 저격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3분 터진 매디슨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제임스 매디슨이었다. 부상 복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매디슨은 골을 넣고 펼친 '쉿 세리머니'로 경기 후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반 13분, 손흥민의 환상적인 왼발 크로스를 기점으로 공격이 전개됐다. 라이트백 페드로 포로가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지체 없이 이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다시 밀어넣었다. 볼이 수비수 맞고 흐르자 18세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이 슛을 시도했지만,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이를 쳐냈다. 그러나 공은 매디슨 앞에 떨어졌고, 매디슨이 이를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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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은 단순한 득점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무릎 부상으로 인한 3주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골을 넣은 것이었기 때문에 매디슨에게는 더욱 값진 순간이었다.
또한 매디슨의 활약 덕에 토트넘은 리그 12위로 도약했고, 맨유는 15위로 추락하며 분위기가 더욱 어두워졌다. 토트넘은 지난 원정 승리까지 이번 시즌 맨유를 상대로 더블(리그 2연승)을 기록하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매디슨은 이날 득점 외에도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후반 19분 브레넌 존슨과 교체되기 전까지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매디슨은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1회, 파이널 서드 지역 패스 7회 등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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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후 화제가 된 건 매디슨의 경기력이 아닌 골 세리머니였다.
득점 직후 매디슨은 특유의 다트 세리머니와 함께 오른손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며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본 손흥민도 뒤에서 빵 터진 듯 크게 웃었다. 팬들은 이 세리머니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 의문의 답은 경기 후 밝혀졌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 따르면, 매디슨의 세리머니는 프리미어리그 레전드이자 맨유의 전설적인 주장 로이 킨을 향한 메시지였다.
최근 킨은 한 팟캐스트에서 매디슨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매디슨은 해결사가 아니다. 그는 레스터 시티를 강등시켰고, 토트넘에서도 같은 일을 겪을 것이다. 심지어 잉글랜드 대표팀 스쿼드는 300명이나 되지만 매디슨은 그 안에도 들지 못하는 선수"라며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매디슨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세리머니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매디슨은 "이번 주에 외부에서 많은 소음이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경기장에서 내 방식대로 답을 하고 싶었다. 오늘 결승골로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을 몇몇 사람들이 즐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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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은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쉽지 않다. SNS나 주변 지인들의 메시지를 통해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들려온다. 그러나 여기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나는 경기장에서 올바르게 반응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디슨의 발언과 '쉿 세리머니'는 로이 킨의 발언에 대한 명백한 반격이었다. 매디슨은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며 로이 킨의 혹평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두가 매디슨의 세리머니에 대해 언급했으나 난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매디슨이 그에 대한 소문을 받아들이지 않고 생각도 못한 일을 한 건 놀랍지 않다"며 "매디슨이 복귀한 게 좋은 일이다. 매디슨의 득점은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기뻐했다.
다만 비판 의견도 있었다. 과거 브렌트퍼드를 이끌었던 마틴 앨런은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 인터뷰에서 "킨은 훌륭한 평론가다. 그는 옳은 말을 한다. 매디슨에 대한 의견도 어느정도 동의한다. 팀이 이길 때는 괜찮지만 원정에서 중요한 경기를 치를 때는 매디슨을 투입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며 "킨을 향한 세리머니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저 서포터들과 함께 축하하고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매디슨은 킨보다 토트넘에 집중해야 한다. 매디슨은 맨유를 상대로 잘했지만 이번 시즌 이런 모습을 보여준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매디슨은 이런 상황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정상급 수준에서 계속 뛰어 이번 시즌 내내 킨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매디슨이 축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찌됐든 매디슨은 킨에게 성공적으로 반박했다. 이제 공은 다시 킨에게 넘어갔다. 매디슨의 플레이를 본 킨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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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토트넘홋스퍼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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