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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사건 조작했다”고 흥분해 소리친 명태균, 결국 법정서 쫓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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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사건 조작했다”고 흥분해 소리친 명태균, 결국 법정서 쫓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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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3차 공판준비기일에 맞춰 법정에 나왔다가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계속 소리치자 결국 쫓겨났다.

17일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명씨를 포함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2022년 6‧1지방선거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B씨 등 5명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뉴스1


이날 공판에는 명씨와 김 전 의원, 다른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이 참석했다.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명씨는 “증거를 받아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재판장은 “명씨가 언급한 증거물은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명씨는 재차 재판부에 “그 자료 안에 검찰이 어떻게 이 사건을 조작했는지 싹 다 들어있다”면서 “검찰이 다 조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씨는 재판 진행 내내 재판장 제재에도 흥분한 상태로 큰 소리를 내며 할 말을 이어갔다.


급기야 법정 안에 있던 법원 관계자가 명씨가 들고 있던 마이크를 회수해 가기도 했다.

그러자 명씨는 발언권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육성으로 “검찰이 사건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낱낱이 밝혀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켜 줄 것을 재판부에 계속 요청했다.


이에 재판장이 명씨에게 “흥분하지 마시라”면서 명씨의 변호인에게 명씨를 자제시켜달라고 이야기했다.

명씨는 자신에게 적용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금액이 처음보다 더 늘어난 부분 역시 검찰이 조작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명씨는 또 같이 법정에 나온 김 전 의원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김영선씨, 그만하세요”라며 그의 말을 자르기도 했다.


이에 검사가 “명씨의 이런 발언들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면서 “최근 명태균발 수사기록이나 재판 관련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유출되는데 자제해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 뉴스1


이에 명씨는 “신성한 재판정에서 검찰이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다시 흥분하자 재판장이 결국 명씨의 퇴정을 명령했다.

법원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을 나서던 명씨는 검사들을 한동안 째려본 뒤 퇴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마무리하고 3월24일 본격적인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자 명씨는 재판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급여와 빌려준 돈 받은 게 대한민국에서는 불법이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명씨의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기자들이 있는 대화방에 명씨의 입장문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명씨는 “급여와 빌려준 돈 받은 게 대한민국에서는 불법인가. 강혜경(이 사건 최초 폭로자‧김영선 전 국회의원 회계책임자)은 김영선이 명태균에게 지급한 돈(일명 ‘세비 반띵’)이 공천 대가가 아닌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본인의 범죄 사실(사기‧횡령‧정치자금법 위반)을 감추기 위해 한 가정을 파괴시키고, 국민을 겁도 없이 기망하고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혜경은 정치권에 사주를 받았나. 아니면 정치권이 강혜경한테 속았나.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은 1년 가까이 조사해서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을 갑자기 왜 무슨 이유로 유죄로 둔갑시켰나”라고 꼬집었다.

명씨는 이어 “황금폰 때문에 용산에 지시를 받았나? 헛웃음만 나온다”며 “오늘은 저희들이 날 심판하지만, 언젠가는 하늘이 너희들을 심판할거다”고 경고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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