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 유기동물 3886마리 중 2035마리 안락사
타 지역 입양 위해 민간 플랫폼과 협력…항공료 지원도
타 지역 입양 위해 민간 플랫폼과 협력…항공료 지원도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기동물들의 모습.[제주도 제공] |
제주에서 유기된 반려동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민·관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유기동물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도내 입양 수요 포화로 안락사 비율이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지역 입양 보내기’ 노력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버려진 유기동물은 △개 3164마리 △고양이 722마리 등 총 3886마리에 이른다.
제주에는 버려진 후 야생화되거나, 풀어놓고 키우는 방견이 많고, 이들이 낳은 새끼들도 야생화되면서 유기동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주살이를 포함해 여행을 오거나 카페 등을 운영하다 고향으로 돌아갈 때, 학교 혹은 직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고 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입양에 성공해 새로운 가족의 품에 안긴 유기동물은 △개 561마리 △고양이 134마리 등 695마리로 입양률은 17.8%에 그쳤다.
제주지역의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동물보호센터(이하 제주동물보호센터)가 안락사한 유기동물은 △개 1949마리 △고양이 87마리 등 총 2035마리에 이른다. 전국 최대 규모의 동물 입양 플랫폼인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의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54%로 전국 평균 20%를 크게 웃돌았다. 제주동물보호센터가 보호할 수 있는 최대 유기동물 수는 400~500마리에 불과해 이를 초과하면 새로운 가족을 찾지 못한 유기동물은 안락사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지역 내 유기동물 입양 수요가 포화된 것 역시 안락사 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제주도는 유기동물의 안락사 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타 지역 입양 지원에 힘쓰고 있다. 포인핸드와 온오프라인 입양 채널을 구축해 제주지역 유기동물을 소개하는 동시에 입양 상담을 진행하는 등 타 지역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입양자가 제주에 와서 유기동물을 데려가는 데 필요한 항공료를 비롯해 중성화 수술비, 질병 진단·치료비, 예방접종 비용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제주지역 유기동물의 타 지역 입양 건수는 2023년 6건에서 지난해 36건으로 6배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고, 제주의 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성과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김은주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올해는 입양률 23% 달성을 목표로 유기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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