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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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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강물처럼"…시흥 흉기 살해 편의점 피해자에 주민들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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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 흉기사건' 편의점 앞에 놓인 꽃다발


"참 착하고 예쁜 사람이었는데…하늘도 무심하지."

14일 오후 경기 시흥시의 한 편의점 앞을 지나던 70대 주민 김 모 씨는 출입문 앞에 쳐진 폴리스라인을 보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편의점 입구 옆에는 추모의 글귀가 적힌 쪽지와 국화 꽃다발, 간식 등이 놓여 있었습니다.

쪽지에는 "안녕하세요. 딸기우유 매일 사 가던 사람인데 젤리 주시고 선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글쓴이를 '얼음컵 학생'이라고 적은 또 다른 쪽지에는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 조각내고 소중한 것을 내 눈앞에서 영원히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의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글귀가 쓰였습니다.

지난 12일 이곳에선 A(35) 씨가 편의점 안에 있던 20대 여성 직원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A 씨는 이 범행 직전 자택에서 의붓형을 흉기로 살해한 뒤 200여 m 떨어진 편의점에서 재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편의점 안에 있던 손님 2명이 손 쓸 틈도 없이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B 씨는 치료 끝에 지난 13일 오후 8시 50분쯤 숨졌습니다.

갑작스레 발생한 끔찍한 사건에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특히 A 씨와 어떠한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은 B 씨가 이유도 모른 채 살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도 많았습니다.

김 씨는 "B 씨는 평소 집 없는 고양이들을 위해 편의점 앞에 물과 사료를 채워놓는 착한 사람이었다"며 "3년여 전부터 편의점이 들어선 이후 계속 근무해서 얼굴을 알고 지낸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 씨는 주변 주민 중에서도 아는 사람이 없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줄도 몰랐다"며 "날벼락같은 일로 착하고 예쁘던 사람이 희생된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쯤 주거지에서 의붓형을 흉기로 살해한 뒤 인근 편의점으로 가서 B 씨에게 재차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강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4월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며칠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으며, 한 달가량 약을 먹다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비슷한 기간부터 어머니를 비롯해 의붓아버지, 그리고 의붓형 B 씨와 한집에 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치료를 받지 않던 A 씨의 증세가 점차 악화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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