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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왼쪽)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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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작성했다는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증언이 나왔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홍 전 차장이 앞서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메모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차장이) 지난 화요일 (메모 작성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뼈대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날 "홍 전 차장 메모와 관련한 증언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에게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정치인 등 체포 대상자 이름을 들어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메모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4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메모가 공개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더 불리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결국 해당 메모는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해당 메모는 사실 자신이 당초 받아 적은 것을 보좌관이 다른 곳에 옮겨 적었고 그 메모에 다시 일부 내용을 자신이 추가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 원장은 메모 작성 경위에 대한 홍 전 차장의 지난 4일 증언이 사실인지를 확인해 봤다고 한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당일 밤 11시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쓰게 됐다, 주머니에 있는 메모지를 꺼내서 썼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11시6분이면 홍 전 차장이 국정원 청사의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 CCTV(폐쇄회로TV)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또 "홍 전 차장이 메모를 본인이 하나 쓰고 그것을 보좌관에게 줘 정서(正書)를 시켰다고 했다. 메모가 두 개 있는 셈인데 담당 보좌관을 찾아 확인해보니 사실관계가 달랐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좌관의 설명은 당일 밤 홍 전 차장이 사각형 포스트잇에 쓴 메모를 줬고 그것을 본인이 정서했다는 것은 맞는다. 그리고 돌려줬다고 했다"며 "그런데 다음날인 4일 오후 홍 전 차장이 '기억나는 대로 다시 한 번 써서 달라'고 해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메모를 하나 더 썼다고 한다. 파란 펜으로 사람 이름만 쭉 썼다고 했고 이후 동그라미가 쳐져 있거나 다른 부분이 쓰여있는 것은 홍 전 차장이 가필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가 총 네 가지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홍 전 차장 교체를 건의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여름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 출신 모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면서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7차례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했다. 그 때 이후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조 원장은 또 윤 대통령에게서 비상계엄과 관련한 이야기를 미리 들은 적도, 비상계엄과 관련한 어떤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홍 전 차장으로부터 "이 대표나 한 당시 대표를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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