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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尹 뽑았던 온건·중도 '보수 이탈중'…강성만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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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중도는 무엇을 원하나
강경한 소수 견해 '과대 표집' 실제 여론과 다른 흐름
성인 1514명 대상 웹서베이 방식 조사 진행 결과 분석

조용한 중도는 무엇을 원하나. 강원택 서울대 교수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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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강성 보수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온건 보수층은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 집단내 강성 보수와 관점·인식·평가가 뚜렷하게 다른 중도 보수 집단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하지만, 효능감이 약하고 정치 관심도나 참여가 낮아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 소수'가 정치 토론을 주도해 나간다는 분석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분석한 '조용한 중도는 무엇을 원하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소극적이어서 참여를 거부하는 중도나 온건 집단 대신 참여에 적극적인 강경한 이들의 견해가 과대 표집되면서 실제 여론의 흐름과는 다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23일 성인 1514명을 대상으로 웹 서베이 방식의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뽑았던 투표층의 이념 성향을 강성·온건·중도 보수로 나눈 뒤 각 문항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호감도를 0~100점으로 봤을 때 자신이 강성 보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평균 호감도는 78.49점이었다.

반면에 온건 보수층은 54.42점, 중도 보수층 34.87점으로 차이가 컸다. 강성 보수층은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는 수준의 점수였지만, 중도 보수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계엄 선포 명분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렸다. 계엄 선포의 원인이 '야당의 비협조 때문'이라는 물음에 대해 강성 보수층은 8.64점을 주며 윤 대통령의 인식처럼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로 인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인식을 보였다.

반면 온건 보수층은 6.89점을, 중도 보수층은 5.12점을 각각 줬다. 계엄 선포가 '국가의 안보와 질서 때문'이라는 물음에도 강성 보수층 7.87점, 온건 보수층 5.79점, 중도 보수층 3.84점으로 강성 보수층과 중도 보수층의 시각차가 컸다.

최근 여권 일각에서 퍼지고 있는 부정선거론에 대한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됐던 2022년 대선의 공정성에 대한 점수를 분석한 결과 강성 보수층은 3.06점으로 불공한 선거라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온건 보수층은 2.59점이었고, 중도 보수층에서는 2.35점이었다. 보고서는 이런 결과에 대해 "현 상황에 대한 관점·평가·인식이 강성 보수와는 뚜렷이 다른 중도 보수 집단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강하게 결집한 강성 보수층의 목소리가 더 부각되는 건 이들의 정치 효능감이 온건·중도 보수층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봤다.

강성 보수층은 자신이 정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고, 정부가 하는 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더 강한 까닭에 각종 집회는 물론 여론조사 등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조용한 중도는 무엇을 원하나. 강원택 서울대 교수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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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았던 응답자를 강성·온건·중도 진보로 나눴을 때 윤 대통령이나 계엄 사태에 대해선 진보층의 이념 성향에 따른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모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감도 측면에선 윤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 격차는 작지만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다. 강성 진보층의 이 대표 호감도는 76.5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온건 진보층(66.27점)에서 중도 진보층(51.79점)으로 갈수록 호감도는 낮아졌다.

강 교수는 "최근의 이해하기 힘든 일부 여론조사 결과는 '참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소극적이어서 참여를 거부하거나 중도나 온건 집단 대신 참여에 적극적인 강경항 이들의 견해가 과대 표집되면서 실제 여론의 흐름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소수에 의한 정치적 의사 형성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단과 강경의 목소리가 주도하는 정치적 토론과 정치 과정은 결코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다"면서 "침묵하고 있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가 정치적 토론 과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적 소통의 구조가 개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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