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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도 해고도 제멋대로’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낙하산 OAS 대사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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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도 해고도 제멋대로’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낙하산 OAS 대사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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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19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3년 11월19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신의 외환 정책을 비판한 도밍고 카발로 전 경제장관의 딸을 미주기구(OAS) 대사직에서 해임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대통령 결정에 따라 소니아 카발로는 주OAS 아르헨티나 대사 직무를 끝낸다”고 밝혔다. 소니아는 카발로 전 장관의 딸로, 지난해 6월 임명됐다.

대통령실은 소니아를 해고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카발로 전 장관의 비판을 받자 보복 조치로 부임한 지 1년도 안 된 소니아를 해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당초 ‘경제학자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밀레이 대통령과 카발로 전 장관의 사이는 좋았다. 1991~1996년 경제장관을 지내며 기업 규제 완화와 민영화 등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극복한 카발로 전 장관은 2021년 총선 당시 같은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 당시 총선 후보의 경제 공약을 공개 지지했다. 이에 밀레이 대통령은 그를 향해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경제장관’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카발로 전 장관은 2023년 대선 때에도 밀레이를 지지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외교관 경력이 없는 경제학 교수 출신 소니아를 발탁해 미 워싱턴에 본부를 둔 OAS 대사로 지명했고, 당시 자격 논란이 일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밀레이 대통령과 카발로 전 장관의 사이가 급속도로 틀어진 계기는 카발로 전 장관이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밀레이 행정부의 통화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카발로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현 행정부의 아르헨티나 페소 평가절하 통제 정책이 페소화를 급등시켜 중앙은행의 순 준비금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A24뉴스 인터뷰에서 “평가절하를 권하는 경제학자들은 덧셈도 못 하는 자들”이라며 카발로 전 장관을 “별 볼 일 없는 자”라고 맹비난했다. 대통령실은 밀레이 대통령의 이 인터뷰 방송이 끝나자마자 소니아의 해임을 발표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개인적 감정으로 자신의 눈 밖에 난 관료들을 가차 없이 해고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는 이날 아르헨티나 연금 관리 기관인 국가사회보장청(ANSES)의 마리아노 데로스에로스 청장을 경질했다. 데로스에로스 청장은 국민연금 개혁을 거론하면서 수급 연령을 늦추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은 의제에 없다”며 반박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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