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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스트레이트] '안방 비자금'과 공익 재단의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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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칫돈의 행방

◀ VCR ▶

< 2024년 8월 18일 방송 >

김옥숙 여사의 1999년 메모엔 이름과 함께 적힌 686억 원 외에 '현금상황'도 기입 돼 있었습니다.

둘을 합치면 9백억 원이 넘습니다.

김옥숙 여사가 별도로 관리하는 비자금이 있었다는 이른바 '안방 비자금' 의혹입니다.

[고 강창성/당시 민주당 비자금 진상조사위원장(1995년 10월 27일)]
"노태우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친인척이 관리하고 있는 것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이 문제까지 이번 조사가 되어야 된다."

노 변호사가 지난 2020년 이사장으로 취임한 동아시아문화센터. 기부금 내역을 확인해보니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돈이 지금까지 약 150억 원 들어왔습니다.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1조 3천억 원대 재산분할 판결. 지난해 <스트레이트>는 이 판결의 결정적인 증거가 된, 노태우 씨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추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들 노재헌 이사장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에 김 여사가 거액의 뭉칫돈을 기부해온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부금의 사용처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호림/강남대 정경학부 세무학전공 교수]
"현금 기부금이 들어오고 바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현금 기부금이 들어오면 또 주식을 취득하고. 그런데 그게 누가 기부했는지 부실 공시되어 있고, 그렇다는 건 원천이 불투명하다는 거고."

■ 무늬만 공익재단?

◀ 이선영 ▶

이어서 내란죄로 처벌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의 비자금 의혹을 취재해온 임상재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에 아들 노재헌 씨가 운영하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어머니 김옥숙 씨의 뭉칫돈이 들어왔다는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이 돈을 둘러싼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죠.

◀ 임상재 ▶

네,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자금 운용 방식이 다른 공익 재단과는 좀 달랐고 정보 공개도 투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재단이 노 씨 일가 재산의 대물림 수단일 수도 있다는 의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 VCR ▶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시작은 2012년 '한중문화센터'였습니다.

노태우 씨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1992년 체결된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설립됐습니다.

딸 노소영 관장이 5억 원을 출연하고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원장을 맡았습니다.

출범 당시 자산은 5억 2천만 원. 이후 2019년 한중문화센터는 노 씨의 북방외교 정신을 계승하고,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상호교류 사업에 힘쓰겠다며 '동아시아문화센터'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듬해에는 노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노재헌/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중국 동방뉴스 인터뷰, 2021년 7월 1일)]
"양국(한·중) 국민들의 문화를 통한, 문화 교류를 통한 이해가 더욱더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023년 말 기준으로 자산은 152억 원까지 불어나 있었습니다.

11년 만에 30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이렇게 자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기부금 덕분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 10억 원을 시작으로 3년간 10억 원대의 기부금을 내다가 아들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2년 동안은 무려 115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다 합치면 147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당시 공익재단 공시 어디에서도 김 여사와 노 이사장의 관계는 공시되지 않았습니다.

[김영환/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기재위, 2024년 10월 16일)]
"'해당 없음'이라고 써놨어요. 90억을 넣으면서.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를 않아요."

기부금 사용처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 여사가 기부한 뭉칫돈의 출처와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박준태/국민의힘 의원 (국회 법사위, 2024년 10월 8일)]
"이에 대해서 '환수해야한다' 이런 여론이 높습니다. 그리고 '편법적으로 증여됐거나 상속된 금액이 있다면 과세가 필요하겠다' 이런 의견들입니다."

그러자 동아시아문화센터는 무려 22차례나 공시 자료를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여사와 노 이사장의 관계를 '가족'이라고 고쳤고 83억 원 규모의 신탁에 가입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는가 하면 기부금 잔액을 '0'원으로 적어놨다가 97억 원으로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원순석 / 5·18 기념재단 이사장]
"97억 원 누락은 단순 오류로 보기 어렵고, 이 어려운 큰 거액을 비자금 은닉을 목적으로 한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세무당국은 언론보도와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나와 재단 측에 공시를 수정하라고 요청했다며, 공시에 일부 오류가 있긴 했지만 다른 서류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이트>는 새롭게 공개된 자료들을 통해 센터 측이 김 여사의 기부금을 어디에 썼는지 추적했습니다.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상가 건물. 지난 2017년 10월,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이 건물을 14억 6천만 원을 주고 매입 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김 여사가 각각 10억 원씩, 20억 원을 기부한 직후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이 건물을 47억 원에 매각해 7년 만에 32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남겼습니다.

[건물 공사업체 관계자]
"아, 지금 여기 없어졌거든요. 뭐, 사무실 공사...<소유주가 동아시아문화센터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동아시아문화센터에서 다른 회사로 매각이 된...>네, 저는 뭐 그렇게 알고 있는데..."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 있는 연 면적 666제곱미터, 지하 2층, 지상 3층짜리 신축 건물. 2021년에는 이곳 땅을 30억 5천만 원에 사서 건물을 새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역시 부지 매입 시점은 김 여사가 2년 동안 1백억 원 넘는 돈을 기부한 직후였습니다.

현재 재단의 주소지로 돼있는데, 1층은 텅 비어 있고 건물엔 재단 현판도 보이지 않습니다.

[동아시아문화센터 건물 방문객]
"여기는 밑에 저기 음악 연습실이 있어요. 피아노 연습하러 온 거예요."

이렇게 자산 152억 원 중 토지는 48억 원, 건물은 14억 원, 건설 중인 자산은 28억 원에 달했습니다.

비중은 60%가 넘습니다.

그 외에도 금융상품이 30%를 차지하고 있었고, 상장주식도 14억 원어치를 들고 있었습니다.

반면 2023년을 기준으로 동아시아문화센터가 공익 사업에 쓴 비용은 2억 6천만 원이었습니다.

전체 자산 152억 원 대비 공익사업집행률은 1.7%에 그쳤습니다.

다른 공익 재단과 비교해봤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의 공익사업집행률은 185%, 김영삼 대통령기념재단은 65%에 이릅니다.

전두환 씨의 측근 허화평 씨가 운영을 맡고 있는 미래한국재단. 5공 비자금 출연 의혹을 받는 이 재단의 집행률 2.2% 보다도 낮았습니다.

[김순화/세무사]
"일반적으로 공익법인의 경우에는 기부금을 출연받은 이후에 출연받은 기부 시점 이후로 공익 목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국제 교류 증진을 위해 지출되는 행사비나 교육비의 사용 내역이 종전과 유사한 수준 혹은 감소되는 추세에 있어서 기부받은 자산 규모 대비 공익 목적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공익재단이 부동산이나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장기적인 공익사업을 위한 재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부의 의도와 기부금의 출처에 의혹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공익 재단에는 상속세와 증여세 면제 같은 각종 세금 혜택이 주어집니다.

[유호림/강남대 정경학부 세무학전공 교수]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익성'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고유 목적 사업을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하느냐' 이 두 가지인데, 이 두 가지를 담보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법인세법, 소득세법, 재산세법, 종합부동산세법 거의 모든 세법에서 이 조세 우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투명해야 되는 공익법인인데도 불구하고 재원 조달 과정과 경로가 불투명하고, 그리고 나아가서는 말씀드렸던 부실 공시 문제도 있다. 그러면 이게 정말 공익사업을 위한 것이냐."

이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스트레이트>는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주소지로 되어 있는 경복궁역 인근 신축건물을 찾아갔지만 노재헌 이사장을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동아시아문화센터 관계자]
"<노재헌 이사장님 좀 뵈러 왔는데요.> 아니요, 지금 안 계세요. <센터 주소가 여기로 돼 있어서.> 모르겠어요. 위에 누가 계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고. <그럼 2층에 제가 좀 가 봐도 돼요?> 아니요, 그건 조금..."

■ 빙산의 일각

◀ 이선영 ▶

정리하자면, 딸이 설립자금을 대고 아들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에 거액의 어머니 돈이 흘러들어왔다는 거군요.

◀ 임상재 ▶

네, 거기에다가 공익 재단인데 부동산 투자에 더 적극적인 모습도 보여왔습니다.

더구나 노재헌 이사장과 전직 재단 관계자, 그리고 측근들이 관련된 수상한 회사들을 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VCR ▶

동아시아문화센터의 2016년 공시 자료입니다.

두 차례에 걸쳐 4억원 가까운 돈을 S사에 지급했습니다.

명목은 중국 관광홍보 대행. 그런데 이 회사의 주 사업분야는 관광이나 홍보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이었습니다.

[S사 관계자]
"<시스템 개발 업체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예.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입니다. <4억 정도 중국 관광 대행으로‥> 그 기록은 좀 찾아봐야 될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저희도 기억이 안 나서."

S사와 동아시아문화센터는 무슨 관계일까. S사의 대표이사가 누군지 확인해 봤습니다.

채 모 씨.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전신인 한중문화센터의 이사장이기도 했습니다.

또, 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노 이사장의 약력에는 S사의 부회장이라는 직함이 적혀 있습니다.

미국 변호사인 노 이사장이 뉴욕주 법원 시스템에 기재한 사무실 주소도 S사가 입주한 서울 서초구의 빌딩으로 되어 있습니다.

[S사 관계자]
"<노재헌 이사장님이 업무에 관여하거나 사업에 관여하거나 그러고 있나요, 지금?> 그런 거는 구체적으로 저희가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 <아, 그래요? 미국 변호사 등록된 주소를 보니까 여기 건물 8층으로 등록이 돼 있는 거예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알고 보니 S사는 지난 2014년 디지털광고 사업 등을 하던 I사에서 분할돼 나온 회사였습니다.

I사는 노재헌 이사장이 조세회피처를 통해 역외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관련된 회사로 이름이 오르내린 곳으로 현재는 SK그룹에 편입돼 있습니다.

[정순문/변호사·공인회계사]
"결국에는 그 회사와 특수관계가 있는지가 제일 문제가 되는데 이 특수관계를 판단하는 핵심적인 기준이 그 회사의 지분 구조입니다. 회사의 주식을 노재헌 이사장이 만약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특수관계에 해당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는 있겠죠. 근데 이제 이걸 알려면 그 기업 간 어떤 지배 구조를 다 같이 확인을 해야되다 보니까 외부에서 특수관계 여부를 확인을 하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사실."

그런데 주소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업체를 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동아시아문화센터 등기에 기재된 노 이사장의 주소지는 서초구가 아닌 용산구였습니다.

주한 대사관저가 모여 있는 서울 이태원의 고급 빌라촌.

5층짜리 빌라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 꼭대기 층이 바로 노 이사장의 주거지로 등록된 곳입니다.

지난 2008년 부동산 매매업와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N사가 소유주로 나와있습니다.

회사의 과거 사내이사에는 김 모 씨가 있었는데 김 씨 역시 노 이사장과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입니다.

[2016년 4월 8일 뉴스타파 보도]
"노 씨가 만든 홍콩 페이퍼 컴퍼니 2곳의 주식은 김OO이라는 인물을 거쳐 모두 OOOO 계열사로 넘어갑니다."

외부로 공시된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N사 지분의 60%는 노 이사장이, 20%는 앞서 나온 S사의 대표이자 한중문화센터 전 이사장인 채 모 씨가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20%는 육 모 씨 소유였는데 육 씨는 S사의 자회사 대표이기도 했습니다.

이 N사가 투자한 부동산은 확인된 곳만 세 곳입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 2014년에 지어 3년 뒤 46억 원에 매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총 9세대로 건축한 이태원의 고급 빌라. 노 이사장의 주거지로 등록된 한 세대만 빼고 나머지 8세대를 100억 원 가량에 분양했습니다.

마지막 한 곳은 서울 종로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4층 규모의 빌딩입니다.

지난 2023년 140억 원에 사들였는데 N사의 주소지로 되어 있지만, 건물은 비어 있습니다.

[N사 건물 관리자]
"<회사가 원래 여기 주소지 아니었어요?> 이사를 가셨을 걸요? 매각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한 두 달 된 것 같은데..."

그런데 N사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돈을 어떻게 조달해 왔을까.

은행으로부터 받은 담보 대출보다 더 큰 액수인 51억 원을 주주들로부터 무이자로 빌린 걸로 돼 있습니다.

노 이사장이나 측근들이 이자도 없이 법인에 거액을 댔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좀 페이퍼 컴퍼니로서 조세 도피 수단으로 이용되는 회사의 그런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주들이 출자라든가 아니면 은행을 통한 회사 자금을 차입을 해야 되는데 주주가 돈놀이하는 식으로 그 회사에다가 돈을 빌려주고 그래서 굉장히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요."

노 이사장과 측근들이 출처가 의문스러운 거액의 투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부동산에 투자해 자산을 불리는 과정은 이처럼 부동산 회사나 공익법인에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김은정/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국가 최고 권력자가 불법적으로 조성한 자금이 가족 관련 재단을 통해서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우리 사회의 어떤 권력형 부정부패가 청산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비자금이 기부금의 형태로 흘러들어서 우회적인 수단, 어떤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인지를 좀 살펴보기 위해서 기부금의 출처, 사용 내역 그리고 부동산의 매입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좀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검찰은 노태우 씨가 재벌 총수들로부터 거둬들인 비자금이 4천5백억 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대법원이 선고한 추징금은 2천628억 원입니다.

비자금과 추징금의 차액은 1천800억 원입니다.

총 900억 원 규모의 자금 내역이 적힌 김옥숙 여사의 메모. 과거 세무당국이 김 여사가 210억 원 규모의 차명 보험에 가입한 걸 파악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2024년 10월 8일)]
"지금 제가 처음으로 공개해 드린 거고, 이게 지금까지 숨겨져 있었던 자료입니다. 이것은 국세청 자료 그리고 검찰 진술서 이렇게 돼 있는데 국세청에서 이걸 알고 덮었어요."

<스트레이트>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노 이사장 측에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동아시아문화센터 직원]
"<공식 질의서를 전달해 드렸었는데 아직 답장을 못 받은 거 같아서...> 담당자분한테 다시 한번 전달하고, 가능하면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국회는 노재헌 이사장을 여러 차례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렀지만, 노 이사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그가 찾은 곳은 아버지 노태우 씨 위인전 만화 출판 기념회였습니다.

이 책에는 사법적으로 내란죄 유죄가 확정된 12.12 군사 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 같은 신군부의 과오는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아버지를 대신해 5.18을 사죄한다고 했던 노 이사장의 행보가 무색해지는 광경이었습니다.

[원순석/5·18 기념재단 이사장]
"침묵과 회피로 시간을 보내면 수사가 흐지부지하게 될지 알고, 국민들이 잊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절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임상재 기자(lims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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