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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수)

[르포]故 송대관 눈물로 보내는 날…"쨍하고 해뜰날"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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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가수 태진아씨를 비롯한 동료 연예인들이 고 송대관씨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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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가수 고(故) 송대관의 마지막 가는 길에 그의 히트곡 '해뜰날'이 울려 퍼졌다.

9일 오전 9시30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송대관의 영결식이 열렸다. 염정훈 대한가수협회 복지위원장의 사회로 송대관에 대한 묵념과 약력 소개, 추도사와 조가 제창,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수 설운도, 박상철, 강진을 비롯해 후배 가수 김창렬, 강혜연, 김수찬 등은 영결식이 진행되는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영결식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가장 맨 앞줄에 자리한 송대관의 유족들은 슬픔에 잠긴 채로 영결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를 맡은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 및 장례위원장은 "갑자기 선배님의 비보를 듣고 숨이 멎는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며 "허망하게 떠나가신 선배님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옥같은 선배님의 노래들은 산업화 시대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원동력이 됐다"며 "선배님의 유머 있고 따뜻한 미소와 노래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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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 송대관씨의 영결식에 동료 가수들이 참석해 조가 '해뜰날'을 부르고 있다. /사진=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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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태진아는 "(장례가 진행되는) 3일 동안 밥을 안 먹고 술로 배를 채우면서 보냈다"며 "앞으로 방송하는 것도 큰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우리 옥경이(태진아씨 부인)도 대관이 형을 기억하면서 '잘 갔다 오라'고 하더라"라며 "대관이형 잘 가. 영원한 나의 라이벌"이라고 크게 소리쳤다.

추도사를 마친 뒤에는 영결식에 참석한 모든 가수가 앞으로 나와 조가를 불렀다. 가수들은 송대관의 '해뜰날'을 반주 없이 합창했고, "송대관 선배님, 사랑해요"를 외쳤다. 후배 가수 몇몇은 계속해서 눈물을 훔쳤다. 가수 김수찬은 따로 나와 송대관의 모습을 모사하며 '해뜰날' 한 소절을 불렀다. 그는 방송에서 생전 송대관의 모습을 자주 흉내 내고는 했다.

발인은 예정된 오전 11시보다 약 20분 일찍 진행됐다. 태진아를 비롯해 설운도, 박상철 등 동료 연예인들은 송대관의 관을 직접 운구했다.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있던 송대관의 부인 A씨는 운구 차량에 다가가 "여보 사랑해. 가지 마"라고 말했다. 동료 연예인들도 "아이고 오빠 잘 가", "미안해 형" 등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송대관은 지난 7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며칠 전 통증을 호소, 급히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입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송대관은 1967년 '인정많은 아저씨'로 데뷔했다. 1975년 '해뜰날'이 대히트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았고 '정 때문에', '차표 한 장', '큰 소리 뻥뻥', '고향이 남쪽이랬지'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그는 고 현철, 태진아, 설운도 등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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