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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북극 한파에 신상품 공식마저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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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용품 잘 팔리고 SS시즌 패션상품은 '차질'

내수 침체에 이상기후까지 겹치며 고민 깊어져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봄옷을 사려고 모아뒀던 돈으로 급하게 아우터를 하나 샀어요. 갑자기 큰 돈을 써서 당장 봄옷 구매 계획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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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 SPA브랜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의류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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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극심한 내수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이상기후까지 속을 썩이고 있다. 입춘을 맞아 2025년 봄·여름(SS) 시즌을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요 관측이 쉽지 않아 실적 반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이어진 늦더위가 이어지며 겨울 의류 판매가 줄어든 데 이어 올 봄에는 '입춘 한파'가 발목을 잡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기업들이 2024년 가을·겨울(FW) 상품에 대한 막판 재고 소진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겨울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해외패션대전'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롯데백화점도 이달 내내 총 7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해외패션 시즌오프'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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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 SPA 브랜드에 겨울 푸퍼 상품이 진열된 모습.[사진=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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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는 성수기로 분류되는 겨울 특수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늦더위로 단가가 높은 아우터 등을 찾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상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마저 차갑게 얼어붙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7.9%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430억원으로 6.5% 감소했다.

2월 들어 뒤늦은 추위에 방한의류를 찾는 수요가 부쩍 증가했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른바 업계의 룰처럼 여겨지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패션업계는 1월에는 봄, 3월에는 여름, 7월에는 가을, 9월에는 겨울 신상품을 출시하고 재고를 처리하는데, 지난 여름부터 일정이 엇나간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2025년 SS시즌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2월 겨울 의류 판매는 할인을 많이 하는 만큼 마진율은 적은 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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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의 던스트(Dunst)가 선보인2025 SS 컬렉션. [사진=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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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들은 2025년 S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봄맞이 컬렉션을 내놓았다. 먼저 LF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클래식 스타일을 새롭게 조명한 봄 컬렉션을 공개했다. 대표 아이템은 시대를 초월한 '테일러드 자켓'과 '레더 아우터' 등이다. 경제와 사회 전반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본질에 충실하면서 실용성을 겸비한 상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 스탠다다는 SS 신제품으로 디자인 브랜드 슬로코스터와 협업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발매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과 키즈 라인에서 10개 이상의 스타일로 나왔다. 여성용 제품으로는 레귤러 핏의 가디건과 플레인 조직을 적용해 탄력성이 높은 크루 넥 니트 2종, 키즈 라인에서는 오버사이즈 자카드 니트 가디건이 대표적이다.

봄에 대한 기대감에 가디건, 재킷, 셔츠 등 일찍이 봄을 맞을 채비에 나선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분석된 자사 데이터에서 '봄 가디건'과 '봄 셔츠'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7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1~2월에 추위가 불어닥치면서 올 1분기 실적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원래 입춘을 전후로 2025년 SS 시즌에 돌입해야 하는데, 추위가 이어지며 봄 매출에 변수가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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