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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국가 폭력, 경제 악영향"…검찰, 이재용 대법원 상고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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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 반대 목소리 거셌지만…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이재용 글로벌 광폭 행보 영향 가능성…경영 불확실성 지속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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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 의혹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각계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2심에서 검찰이 제기한 19개 혐의 모두 무죄가 선고돼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2심 무죄 판결 이후 재계를 비롯해 학계,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분출됐다. 경제계에선 이번 상고 결정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국가 폭력"이라는 비판과 함께 제도 개선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검찰, 대법원 상고 결정…"실익도 없는데 왜 하느냐" 비판

검찰은 지난 7일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후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 등에 대한 상고를 결정했다. 검찰은 이날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상고 제기' 의견을 반영해 상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법리 판단 등에 관해 검찰과의 견해차가 있고, 1심과 2심 간에도 주요 쟁점에 대해 판단을 달리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 결정에 대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검찰의 대법원 상고 결정 직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1심과 2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과거 수사를 했던 이복현 금감원장까지 잘못했다고 하는데 왜 상고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넓은 의미에서 국가 폭력이자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성 전 총장은 법률심인 3심에서 2심의 판단이 뒤집힐 확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패소한 사안을 다시 상고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를 비롯한 학계에서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7년여 이상 수사와 재판이 이어와서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운 마당에 기약 없이 상고심까지 가게 되면서 얻을 실익이 있겠느냐"며 "과도하게 기업의 경영 전략을 세우는 데도 불안정해지게 했고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을 (검찰이)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대법원에서 자칫 파기환송이 현실화하면 국가 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 생존의 문제, 또한 삼성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국가 경제에도 어려움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가 위기 상황인데 이 회장이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겠지만 자칫 파기환송되면 또 재판받으러 다녀야 하는데 사법 족쇄에 따른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꼬집었다.

뉴스1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AI 인프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3자 회동을 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오픈AI-카카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샘 올트먼(왼쪽)과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3자 회동에 참석하는 손정의 회장. 2025.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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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만나러 손정의 당일치기 방한…세계로 뛰어야 하는데

삼성은 검찰의 결정에 아직 별도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의 이번 결정으로 오랜 기간 이 회장을 옥죄고 있는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는데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3인 회동에서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미일 3국의 AI 동맹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4년간 4000억 달러(약 729조 원) 이상을 투자, AI 생태계를 뒤흔들 수 있는 초매머드급 사업이다. 3인 회동 전 일본에서 올트먼 CEO와 만났던 손정의 회장이 이 회장과 만나기 위해 당일치기로 방한했을 정도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재용·올트먼·손정의 AI 3국 동맹 스타게이트는 우리 경제에 희망을 안겨준다"고 평하기도 했다.

물론 대법원 공판은 출석 의무가 없지만 사법리스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회장 역시 오롯이 경영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나아가 대법원에서 1·2심 판단과 다른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파기환송이 현실화하면 또다시 재판 출석 등에 따른 리더십 부재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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