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2.0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설연휴 직전까지 143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서막에 올랐다는 우려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더해지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5원 오른 1467.2원 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기준 지난달 13일(1470.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 때는 1470원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13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설연휴 직전까지 4거래일 연속 143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직후부터 급등했다.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은 연휴 동안 발생했던 대외 이벤트가 한 번에 반영되면서 단숨에 145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과 관세 정책 우려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딥시크 파장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까지 더해지면서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이날 역시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캐나다 물품에 25%(석유, 천연가스는 10%), 멕시코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관세 부과 여파에 유로화와 캐나다 달러화, 멕시코 페소 가치는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모두 보복 관세 조치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시장 불안은 확산됐다.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트럼프의 추가 발언으로 관세전쟁은 다른 지역까지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불안 심리는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를 부르는 재료다.
달러화는 즉각 반응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기준 109.55까지 오르며 초강세다. 지난달 27일엔 장중 106선까지 후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현실화되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원화는 위안화 약세와 연동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유일하게 하락을 기대할 만한 재료는 당국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1470원대를 넘을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되면 당국의 개입이 경계감이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원/달러 환율 흐름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행 여부와 무역분쟁 확산세에 달려있다. 원화 입장에서는 엔화와 위안화 추이도 환율 흐름에 영향을 줄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국채 리스크 진정으로 안정을 찾던 달러화가 관세 리스크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중국발 딥시크 충격과 관세 리스크 여파가 얼마나 확산될지가 달러화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 이후 엔화 추이도 주목해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관세 리스크와 함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추가 순매도, 춘제 연휴 이후 위안화 추이 등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