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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할 게 없어서 이걸…"가장 의미 없는 운동?" 학교 퀴즈쇼 '뭇매'

머니투데이 박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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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할 게 없어서 이걸…"가장 의미 없는 운동?" 학교 퀴즈쇼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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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갈무리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갈무리


광주 한 중·고등학교 축제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을 희화화한 행사를 진행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광주 일부 중·고등학교 축제에서 진행한 '나락퀴즈쇼'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 항의 민원이 교육청에 빗발쳤다.

유튜브 '피식대학'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락퀴즈쇼'는 출연자들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던져 당혹한 모습을 보는 콘텐츠다. 지난해 '가장 싫어하는 운동'을 묻는 말에 3·1운동과 여성운동 등을 보기로 냈다가 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민원이 쏟아진 학교 축제 내 퀴즈쇼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띤 것으로 전해졌다. A고등학교 축제서는 '가장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의 선택지로 '3·1운동', '광주학생항일운동', '5·18민주화운동', '여성운동' 등 4개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B중학교에서도 같은 형태의 퀴즈쇼를 학교 축제에서 진행했다. 모두 학생자치회가 직접 기획한 축제들이다. 하지만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학교와 교사들이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항의 민원이 잇따랐다.

논란이 일자 A고등학교 측은 "학술문화 발표회 일환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지속적인 협의와 지도로 최대한 교육적 의미를 담고자 노력했다"며 "다만 개그 형식에 실망과 불편을 느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마련한 A고교 '나락퀴즈쇼'는 답변자가 어떤 답을 고르더라도 "그런 답변을 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하는 교육적 의미를 담아 기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중학교 '나락퀴즈쇼'는 학생들이 "깜짝 놀라게 해드리겠다"며 퀴즈 내용을 사전에 교사들에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고 교사들도 학생 자치권 침해와 축제 분위기를 고려해 따져 묻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중학교 측은 "축제 모든 행사는 교사들이 지도했으나 이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프로그램만은 학생들이 철저하게 비공개를 요구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학교의 검토와 지도가 부족했던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교육청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방향으로 이 사안에 접근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며 "2월 중 열리는 교감협의회를 통해 인권과 성평등, 역사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에서도 이런 부분을 주지시켜달라고 당부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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