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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 (목)

김하성이 SF 제안 거부했다고? 오히려 전직 올스타는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옵트아웃으로 더 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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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른쪽 어깨 부상에 이은 수술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난 김하성(30·탬파베이)은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새 소속팀을 찾았다. 계약 자체는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1년 전 장밋빛으로 가득했던 시장 전망과는 다소 동떨어진 계약이다. 상황이 너무 불운하게 돌아갔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김하성은 2022년 3.6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다. 경력의 절정을 보낸 2023년의 WAR은 무려 4.2였다. 김하성은 2023년 2루수로 자리를 옮기기는 했으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공격 성적을 뽐냈고 여기에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팬그래프가 산정한 김하성의 2022년 WAR 기반 가치는 2920만 달러, 2023년은 무려 339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김하성의 가치는 6년 기준으로 총액 1억 달러가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2022년과 2023년의 성적을 그대로 2024년에 가져간다면, 최근의 시장 시세를 고려하면 결코 무리한 전망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로 귀루하다 오른 어깨를 다친 게 큰 악재로 다가왔다. 당초 염증 수준의 가벼운 부상으로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상태가 쉬이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정규시즌 잔여 경기와 포스트시즌에 모두 나가지 못한 채 그대로 시즌과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마쳤다. 김하성의 수술은 완벽하게 이뤄졌지만 재활 일정을 보면 애당초 개막전 출전이 불가능했다. 빨라도 4월 말, 5월에나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김하성의 어깨 상태에 확신을 가질 수 없었고,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만약 섣불리 장기 계약을 했다가 김하성의 어깨가 근본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구단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김하성은 탬파베이의 손을 잡았다. 2025년 1300만 달러를 받고, 2025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을 선언해 다시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2026년에는 1600만 달러를 받는다.

그런데 한 매체에서 김하성이 이보다 더 좋은 계약을 따낼 수도 있었다면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정후의 소속팀이자 역시 유격수 포지션이 급했던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게 3+1년 계약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미국 스포츠 매체 '어센셜리 스포츠'에서 나왔다. 이 매체는 “김하성이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김하성에게 3+1년 계약을 제안했기 때문”면서 “하지만 당시 김하성 측은 4년 이상 보장된 계약 기간을 원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영향이었다. 보라스를 고용한 것은 김하성의 실수였다”고 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김하성이 더 좋은 계약을 받을 수 있었지만, 보라스가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김하성이 FA 시장에서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요지다. 김하성은 지난해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 최대 에이전시를 이끄는 스캇 보라스와 계약했다. ‘어센셜리 스포츠’는 보라스가 시장 상황을 오판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정황상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하성의 키움 시절 후배였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들이 김하성의 몸 상태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팀의 주전 3루수인 맷 채프먼 또한 비슷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다. 만약 김하성이 영입될 경우, 개막 이후 한 달 정도 뛰지 못할 김하성을 대신해 임시로 유격수를 맡아 줄 수 있느냐는 버스터 포지 야구부문 사장의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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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가 사실이라면 유격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뒤지던 샌프란시스코가 오프시즌 초반 김하성 측과 접촉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보라스가 샌프란시스코의 오퍼를 거절하자 또 다른 유격수 최대어인 윌리 아다메스로 선회해 7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어센셜리 스포츠’는 이를 보라스 측의 오판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보도의 소스가 확실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나 저널리스트의 보도도 아니었다. 존 헤이먼이나 켄 로젠탈, 존 모로시와 같은 ‘인사이더’들이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게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보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 움직임이 화제를 모았기에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가 흘러 나왔을 것이다.

또한 ‘어센셜리 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게 한 구체적인 제안까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어깨 부상을 안고 있는 김하성의 가치를 절하에 연 평균 금액을 낮게 제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옵트아웃 조건을 허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FA 재수를 선택하고 어깨와 경기력의 건재를 과시한 뒤 2025년 시즌 뒤 다시 대형 장기 계약을 노려보는 게 나을 수 있다. 경기력만 어느 정도 보여준다면 2025년 시즌 뒤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3년 정도의 계약은 충분히 따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탬파베이와 김하성이 계약을 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1월 31일(한국시간) 한 프로그램에서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2년 계약 소식을 알리며 이 계약 내용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행자인 로버트 플로레스는 “김하성은 지난해 당한 어깨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으며 시즌 개막에는 대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탬파베이와 김하성이 계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이번 계약을 설명했다.

패널로 참가한 전직 올스타 출신 해럴드 레이놀즈는 오히려 “많은 돈을 받았다”며 에이전시의 협상력을 칭찬했다. 플로레스는 김하성의 가치에 비하면 오히려 싸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레이놀즈는 한 가지 관점에 주목했다. 생각보다 활용할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레이놀즈는 “나에게는 많은 돈으로 느껴진다. 나도 그가 정말 뛰어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그는 세이버매트릭스적으로 훌륭한 성적이고, 그가 그 돈을 받은 이유다”면서도 “그는 5월에나 준비가 될 수 있고, 5월에 돌아올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는 반 시즌 출장이다. 5월에 돌아온다는 것은 7월에 정점의 기량을 보여주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번 계약은) 1년 반에 2900만 달러짜리 계약이다”고 주장했다.

레이놀즈는 김하성의 옵트아웃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는 옵트아웃을 할 것이고, 내년의 16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로레스는 김하성의 경기력이 올라온다면 탬파베이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그를 유망주와 교환하는 트레이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탬파베이의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면서 김하성이 6번 유격수를 맡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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