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탑승 군인 3명 신원 확인…유족 요청에 여성 대위 1명은 비공개
"2차례 근접 경고 받은 헬기, 딴 비행기 보고 있었을 가능성"
수색작업 중인 미국 해안경비대 |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공중 충돌한 육군 헬리콥터는 비상사태를 상정한 정부 고위인사 대피를 위한 비밀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당 헬리콥터가 '정부 연속성' 훈련을 하고 있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이 "현실 세계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기밀 사항을 말할 수는 없다"며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대피할 인물이나 장소 등 상세한 내용은 모두 비밀이다.
미국 육군 발표에 따르면 사고 헬리콥터의 기종은 'UH-60 블랙호크'로, 정부 연속성 계획이 임무인 미국 육군항공대 제12항공대대 소속이었다.
육군은 탑승 군인 3명 중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각각 메릴랜드주 그레이트밀스에 사는 39세 앤드루 이브스 준위(CW2)와 조지아주 릴번에 사는 28세 라이언 오하라 하사다.
헬리콥터 탑승 군인 추정 유해 운구하는 행렬 |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30일 헬리콥터 탑승자 중 "젊은 대위"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정보를 종합하면 제3의 탑승자는 '젊은 여성 대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브스 준위는 비행교관 조종사였으며, 또다른 조종사인 여성 대위는 조종술 연례평가를 받는 데 필요한 야간비행을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이 두 명 중 누가 조종을 맡고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조종사인 나머지 2명의 유해는 수색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사고 헬기가 사고 직전에 관제탑으로부터 여객기 근접 경고를 받았으나, 근처를 비행중이던 다른 비행기와 혼동해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고 전후 교신내용 녹음을 입수해 전문가들에게 들려준 결과 헬리콥터 측이 관제탑으로부터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근접했다는 경고를 2차례에 걸쳐 받았고, 안전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2차례 모두 응답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헬리콥터는 대략 지난달 29일 오후 8시 48분께 포토맥강 수면 수백피트 상공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제탑으로부터 첫번째 경고를 받은지 2분 후, 두번째 경고를 받은지 12초 후였다.
녹음 내용을 들은 전문가들은 WP에 헬리콥터 조종사가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근처를 지나던 다른 항공기를 혼동하는 바람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헬리콥터 측이 경고 후 여객기를 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안전거리를 유지하겠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난 점을 근거로 꼽았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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