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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화 제안,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응답…김정은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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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화 제안,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응답…김정은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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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군,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 하루 늦게 공지…'계엄 정국' 대북대비태세 구멍 우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해상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목표를 명중했다고 주장한 모습. 김 총비서는 당시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 사진=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해상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목표를 명중했다고 주장한 모습. 김 총비서는 당시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발사를 주장하는 '해상 순항미사일'은 통상 잠수함에서 육상 시설을 타격할 때 쓰는 미사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이 순항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대결 구도'를 만들어 협상에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후 북한의 첫 무기체계 시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고,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해군 예비역 대령)은 지난 2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김정은이 육상에서 참관한 사진을 보면 잠수함을 이용한 것은 아니며 10m 이내 수심에 설치된 수중 플랫폼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해상 순항미사일 발사는 수중 플랫폼에서 이뤄졌지만 결국 김군옥영웅함의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을 구현하기 위한 연계 시험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김군옥영웅함은 2023년 9월 진수된 북한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이다. 이 잠수함은 아직 전력화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 각종 성능시험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김군옥영웅함 전력화를 위해 앞으로 SLCM(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에 나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인 25일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현장에서 참관했다. / 사진=뉴스1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인 25일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현장에서 참관했다. / 사진=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해상대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다.

노동신문은 "발사된 전략 순항 미사일들은 7507∼7511초 간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했다"면서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날 기존과 달리 상대적으로 점잖은 표현을 쓴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일 소장은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무기 체계시험이자 도발을 하면서도 표현 강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표현을 쓰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핵능력'(nuclear power)을 보유한 국가로 지칭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첫날 북한에 대해 같은 표현을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나선 모습 /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나선 모습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다시 연락해보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I will)"이라고 답했다. 또 "김 위원장은 종교 광신도가 아니라 똑똑한 사람(smart guy)"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1기 행정부 시절 3차례 만나 북핵 관련 논의를 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로 인해 북한은 올해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공언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사일 발사 공개에 맞춰 대미 비난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핵동결과 핵군축은 각각 핵개발 사업을 중단시키거나 핵무기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미사일 도발 등으로 응답하며 한반도 안보 지형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을 하루 지나 공개했다. 통상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공지하며 '즉각 탐지·추적했다'는 표현을 써왔는데, 이날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감시했다'고 공지했다.

합참 등 우리 군의 대북 대비태세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합참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면서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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