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총국은 1월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북한이 벌인 첫 무기체계 시험이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이날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발사된 미사일은 “7507~7511초간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발사를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은 “공화국 무력의 전쟁 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짙어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로 트럼프의 시선을 끌면서 미국이 대화 재개를 위해 말뿐 아니라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에서 지난 21~24일 진행된 한미 공군 쌍매훈련을 비난하며 “미·한의 군사적 결탁에 의해 강요되는 힘의 불균형을 불허하고 초강력 대응해 나감으로써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철저히 담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발사와 담화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의제화하고 공론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1500㎞인 것을 고려하면 북한이 지난해 1월 두차례 발사한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개량형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이 미사일 용도를 ‘해상(수중) 대 지상’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볼 때, 함정(해상)과 잠수함(수중) 플랫폼에서 모두 발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발사 지점은 내륙 호수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 주장과 달리 해상이나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대신 유엔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가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효과성을 제고해 나가기 위한 국가 방위력 건설 계획의 일환”이라고 했다. 미국을 적시하지 않고 ‘잠재적인 적수’란 표현을 사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탐색전’ 성격의 발사를 시작한 뒤 점차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희 권혁철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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