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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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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놓고 덴마크 총리 거칠게 몰아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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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 2019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새해 들어 프레데릭센 총리와 통화에서 그린란드의 미국령화를 강력히 주장했다. 백악관 공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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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총리와 통화해 이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 15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45분간 통화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획득해야 한다는 자신의 결정이 진지하다고 주장했다고 유럽의 고위 관리들이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당시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큰 관심”은 인정하겠으나, 미국에 매각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공격적이고 대결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날 통화를 브리핑 받은 5명의 전현직 관리들은 이 통화가 아주 거칠게 흘러갔다고 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트럼프와 통화한 날 현지 티브이(TV)2 방송에서 출연해 트럼프가 “그린란드와 그 주변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오늘 대화를 토대로 볼 때 공개적으로 논의된 것보다 수위가 낮다고 볼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인사는 이 통화가 “끔찍했다”고 전했다. 다른 인사는 “그는 매우 단호했다. 찬물을 쏟아붓는 것 같았다”며 “이전에는 진지하게 보지 않았지만, 이제는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도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인사는 “그 의도는 아주 명확해다. 그들은 그린란드를 원하고 있다”며 “덴마크 사람들은 이제 위기 모드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한 전직 관리는 “매우 거친 대화였다. 그는 목표를 설정한 관세 같은 특정 대책으로 덴마크를 협박했다”고 말했다.



많은 유럽 관리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당선된 이후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을 갖겠다는 언급들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더 많은 영향력을 얻기 위한 협상 미끼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와 프레데릭센의 이번 통화는 그러한 추측은 잘못된 것이고, 나토 동맹국 사이의 대외정책 위기가 깊어지게 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덴마크 총리실은 이 통화에 대해 익명의 소식통들에 의한 해석은 인정하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권에서 현저한 투자를 하면서, 그린란드의 안전과 안보가 미국에 중요하다고 명확히 밝혀왔다”며 “대통령은 북극권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양쪽 나라들을 위한 상호번영을 보장하는데 그린란드와 협력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새해 초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관한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그는 이 섬을 차지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는 것도 거부했다. 그는 “사람들은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한 어떠한 합법적 권리가 있는지조차 모르나, 만약 그들이 그런 권한이 있다면 포기해야만 한다”며 “왜냐하면 우리가 국가안보 때문에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금 자유 세계를 지키는 것에 관한 말하고 있다”며 “중국 배들이 모든 곳에 있고, 러시아 배도 모든 곳에 있어서, 이런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는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이나 덴마크의 시민권이 아니라 독립을 원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린란드에서 관광이나 광업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주 노보 노르디스크 및 칼스버그 등 덴마크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과 회의를 하고 트럼프의 관세 위협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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