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향한 신뢰 "원작 캐릭터보다 더 백강혁 같아"
추영우 캐스팅 비하인드 공개 "고집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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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감독이 '중증외상센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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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감독은 '중증외상센터'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지훈과 백강현이 자신만만하고 재수 없는 지점이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주지훈의 백강혁이 원작보다 '조금 더 재수 없게' 그려졌는데, 그 지점이 드라마의 큰 매력이 됐단다. 이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의 발언 후 주지훈에게 "개인적인 감정을 내비치지 마"라는 농담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이도윤 감독은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중증외상센터', 멜로 없는 이유
이 감독은 '중증외상센터'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코미디도, 액션도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보통 메디컬 드라마라고 하면 환자를 살리는지가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 작품에는 그런 것도 있지만 살리기 위해 넘어야 할 요소까지 존재한다. 의료 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사람을 살려야 한다. 장르적 재미를 여러 가지로 넣었고 그 와중에 코미디를 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많은 메디컬 드라마와 달리 '멜로'는 없단다. 이 감독은 의도적으로 멜로적 요소를 넣지 않았다. 그는 "그런 장면을 싫어해서 내린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게감 있는 이야기 속에서도 웃고 떠드는 장면 등 충분한 완충 장치를 넣었는데, 멜로까지 넣으면 과해질 것 같았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백강혁이 사명감에 중심이 맞춰져 있는 사람이다. 주변에 눈이 갈 시간이 없다. 혹시나 기회가 생겨 뒷이야기가 만들어진다면 이런 부분(멜로)까지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 이야기는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주지훈과 추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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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감독이 주지훈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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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원작의 백강혁보다 주지훈이 연기한 백강혁이 더욱 백강혁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주지훈 배우가 연기한 백강혁이 조금 더 재수없다. 그게 굉장한 매력이다. 동네에서 잘 나가는 형이 내 편이면 든든하지 않나. 악의 무리에서 보면 그의 재수 없음이 화가 날 거다. 그런 걸 잘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제작발표회에서의 이 감독 역시 백강혁이 된 주지훈을 "재수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 감독은 "(이후) 맥주를 마시는데 주지훈 배우가 (제작발표회에서의 발언과 관련해) '잘했어. 개인적인 감정을 그렇게 내비치지 마'라고 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영우는 엘리트 펠로우 양재원 역을 연기했다. 오디션 당시 추영우는 경력이 많지 않은 배우였다. 그러나 추영우가 들어오는 순간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주연 배우가 들어오네'라는 생각이 스쳤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단다. 이후 추영우가 표정 등으로 여러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모험일 수 있지만 신인 배우가 양재원 역을 하길 원했다. 양재원의 성장을 날 것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영우의 캐스팅에 대한 반대도 심했지만 그는 결국 이겨냈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공을 들이는 작품인데 추영우가 아예 신인 배우였지 않나. 그렇지만 내가 고집을 부렸다"고 밝혔다. 그의 고집은 추영우에게 기회를 선물했다.
'중증외상센터'의 의미
물론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의사 파업이 이어지면서 이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 감독은 "촬영 종료가 재작년 11월 말이다. 후반 작업을 길게 했는데 그 와중에 의료대란이 발생했다.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기존 메디컬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중증외상센터'에는 판타지성도 있고 코믹, 액션 등 담겨 있는 게 많다.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모두가 알아 주시지 않을까 싶다. 제작사, 넷플릭스까지 동의하는 지점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많은 작품들이 시즌2를 선보였다. 이 감독은 "많이 사랑해 주신다면 시즌2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2가 제작되더라도 자신이 연출을 맡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단다. 이 감독은 "세상 일은 모른다. 누가 언제 갈지 모른다. 불의의 사고도 있을 수 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럼에도 '중증외상센터'가 이 감독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감독은 과거 무겁고, 세상을 바꾸는 작품을 좋아했단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내가 너무 갇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취향도 재능이다. 이쪽 얘기만 하면서 '저쪽 사람들은 왜 안들어주지' 하면 소용 없다. 그래서 다양한 글을 썼다"라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매력이 녹아든 '중증외상센터'를 찍으며 천국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어 "'좋은 친구들'은 내게 일종의 졸업 작품이다. 한 단계 배우고 내놓은 작품인 거다. '중증외상센터'는 사회에 나가 성장하며 많은 것들을 받아 들인 후에 만든 작품이라서 사랑스럽다"고 전했다.
이도윤 감독의 애정이 녹아든 '중증외상센터'는 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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