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시내에 걸린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사진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등에 대해 여성과 소녀들을 박해한 혐의로 23일(현지시간)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칸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쿤드자다와 압둘 하킴 아프가니스탄 대법원장에게 성별에 따른 박해라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볼 합당한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탈레반식의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해석이 인권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CC 검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탈레반이 국토 전역을 장악한 2021년 8월부터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지도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ICC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해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절차에는 통상 3개월이 걸린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체포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아쿤드자다의 경우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문 까닭에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CC 재판부가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ICC 회원국 125개국은 체포 당사자가 자국을 방문하면 범죄 수배자를 체포해 헤이그 재판소로 인도해야 하지만 이행하지 않아도 ICC가 강제할 수단이나 권한은 없다는 것도 한계다.
작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체포영장을 발부했을 때도 주요국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는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칸 검사장의 영장 청구 자체가 정치적인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반발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ICC를 겨냥한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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