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강민서 인턴기자) 시각 예술에 관련한 모든 기술들과 인력들이 케이팝 뮤직비디오 신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진찰이다.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이제는 오래된 수사까지 불러올 필요는 없겠다. 케이팝이 거대 산업이 되고 또 글로벌한 지위를 얻으면서 한국의 내로라하는 시각 예술가들이 뮤직비디오 신으로 하나 둘 모여들게 됐다. 2025년 더더욱 주목하면 좋을 케이팝 뮤직비디오 제작사, 감독, 연출가들을 소개한다.
리전드필름
지금 가장 열심히 활동 중인 상업 영상제작사는 바로 리전드필름이다. 윤승림 감독과 장동주 감독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아이브 '해야', 에스파 'Armageddon'등을 제작하며 가장 핫한 케이팝 뮤직비디오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이전에도 트와이스의 'Alchol-Free', 청하 'Snapping' 등 국내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멋진 작업물들을 세상에 선보였으나, 리전드필름 그 자체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에스파의 'Armageddon' 그리고 XG의 'TGIF' 작업 이후였다.
두 그룹 모두 기존의 걸그룹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고유의 장르성을 개척하고 있는 그룹으로, 리전트필름과 협업해 케이팝 뮤직비디오가 진일보하게끔 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에스파가 표방하는 메탈릭하고 서늘하고 강렬한 분위기, XG가 표방하는 뿌리 없이 현란하고 키치한 분위기가 각각의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표현돼 있다. 아이돌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가수, 작곡가와 안무가도 있지만 뮤직비디오 감독 또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에스파의 'Armageddon' 뮤직비디오는 1.1억회 조회됐으며, XG의 'TGIF' 뮤직비디오는 2433만 회 조회됐다.
조기석
르세라핌 'UNFORGIVEN' (2023) |
조기석은 커머셜 필름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작가는 아니다. 그는 포토그래퍼이자 브랜드 쿠시코크의 디렉터다. 그러나 레드벨벳, 르세라핌 등의 케이팝 걸그룹이 조기석과 함께 협업해 디스코그래피의 분위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콘셉트 포토를 촬영하는 등 패션계나 사진예술계 뿐만 아니라 케이팝계에서도 가장 많이 호명되는 비주얼 디렉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조기석 특유의 환상적이면서도 서늘한 색감이 걸그룹들이 가진 소녀의 이미지와 맞물려 기이하고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르세라핌의 정규 1집 'UNFORGIVEN' 콘셉트 포토가 공개됐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해당 작품의 작가로 조기석을 지목할 정도였다.
그런 조기석이 비주얼 디렉터 역할을 맡아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XG의 'GRL GVNG', 'WOKE UP', 'HOWLING'이다. 특히 'WOKE UP'에서는 XG의 멤버 코코나가 삭발하는 장면이 삽입돼 있다. 코코나, 조기석 그리고 그 밖의 많은 디렉터들이 함께 만들어 낸 해당 순간은 만들어 케이팝 뮤직 비디오 역사에서 전례 없는 장면으로 남는다.
이수호/바밍타이거
여태까지 걸그룹의 작업물을 살펴봤다면, 파격과 가능성이 넘실거리는 얼터너티브 케이팝 작업물 또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뮤직비디오 감독이면서, 프로듀서이면서, 뮤지션인 이수호는 2020년대 케이팝 씬에서 흥미로운 작업들을 다수 선보였다. CL의 'Spicy', 우원재의 'Job', 새소년의 '자유' 등에서 그만의 감각을 펼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 그가 속해 있는 얼터너티브 케이팝 크루 바밍타이거 또한 재밌는 음악과 그것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걸맞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팀이다. 바밍타이거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음악에 영상이 따라 붙거나 영상에 음악이 따라 붙는 통속적인 느낌을 받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종합적 재치가 한 영상에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인 감독 페나키가 연출한 바밍타이거의 'Armadillo'와 'Sexy Nukim' 뮤직비디오는 각각 2020년, 2023년 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로 선정됐다.
사진=XGALX, SM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Very Cherry, Balming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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