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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토)

체질 바뀐 日경제, '좀비 기업'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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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린 좀비 기업 이미지. 오픈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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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좀비 기업'이 7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 기업이란 본업 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을 말한다.

21일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좀비 기업 수는 전년도 대비 13.0% 감소한 약 22만8000개로 집계됐다.

좀비 기업은 2011년 27만4000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도까지 감소했다. 2017년에는 소폭 증가한 뒤 정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던 2022년 26만2000개로 집계 시작 연도인 2007년 이후 역대 두번째까지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3년 5월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좀비 기업 수는 1년 만에 3만4000개 감소했다. 전체 기업 중 차지하는 비율도 15.5%로 2.4%p 하락했다.

좀비 기업 감소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할 수 있게 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2023년 7월 기준 비용 증가분 중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던 비율(가격 전가율)은 43.6%로, 2022년 12월 조사 대비 3.7%p 개선됐다.

또 인바운드(방일 관광객) 수요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좀비 기업에서 벗어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음식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2022년 동안 적자가 이어지며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하지만 2023년부터 인바운드 소비와 관광 수요 회복으로 상당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으로 유지되던 좀비 기업들이 정리된 것도 전체 숫자를 줄였다.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일정 기간 면제하는 '제로제로 대출'(사실상 무이자·무담보 대출)의 상환이 2023년 7월부터 본격화되면서 부실 기업들이 자연 도태된 것이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도산 건수는 11년 만에 1만건을 초과했다. 휴·폐업이나 파산한 기업도 6만2695건으로 2000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에 나서면 기업의 신진대사는 더욱 촉진될 가능성이 있다. 테이코쿠 데이터뱅크 관계자는 "이자 지급 상승은 좀비 기업의 생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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