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상계엄 선포 43일 만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일차 조사를 거부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거처를 관저에서 서울구치소로 옮겼을 뿐 사법적 절차를 여전히 무시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대신 체포적부심을 내고 ‘불법 수사’를 주장하며 국면 전환을 노리는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공수처는 16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일차 조사를 이어가려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윤 대통령 쪽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오후 출석을 요청했고, 공수처는 오후 2시에 조사를 재개하려 했지만 윤 대통령 쪽은 “어제 충분히 얘기했다. 오후 2시에 예정된 공수처 조사에 나가지 않는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전날 공수처 검사의 신문에 진술을 거부하고 조서 열람, 날인도 하지 않고 1차 조사를 마친 뒤 공수처의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쪽의 석동현 변호사는 “공수처의 위법한 조사에 응할 이유나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윤 대통령 탄핵 대리인단은 이날 예정된 2차 재판을 미뤄달라는 변론기일 연기 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공수처 조사 일정을 고려한 연기 신청으로 풀이됐지만,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를 거부하면서 이런 설명도 불가능하게 됐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쪽의 변론 연기 신청을 기각했다. 천재현 공보관은 “(재판관들이) 기일 변경을 할 만한 사유가 아니라고 본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합류한 조대현 변호사는 이날 헌재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해서 첫번째 변론에 출석하지 못하셨고 또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서 두번째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5시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체포적부심사에 참석해 ‘공수처가 위법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체포적부심은 법원에 체포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로,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이 아닌 공수처의 ‘전속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에 적부심을 청구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적부심에 출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서울중앙지법은 청사 검색을 강화하고 차량 출입을 통제했으나 윤 대통령은 나타나지 않았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체포적부심을 맡을 서울중앙지법에 수사 서류를 보냈다.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의 시간은 윤 대통령을 체포 상태에서 조사할 수 있는 48시간에서 제외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의 체포적부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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