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진술, 탄핵심판 영향 줄 수도
내란우두머리(옛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43일 만에 내란 우두머리(옛 내란수괴) 등의 혐의로 체포되면서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하는 대면조사가 새롭게 떠오른 변수다.
헌법재판소 심판규칙에 따르면 헌재는 심판절차 도중 다른 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문서송부촉탁'을 실시할 수 있다. 헌재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진술·증거 등 수사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검찰·특검 등에 문서송부촉탁을 단행한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대표적인 전례다. 당시 확보된 수사기록은 헌재 결정문 곳곳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사유를 입증하는 근거로 남았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국회 측 신청을 받아들여 문서송부촉탁을 여러차례 실시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비상계엄 가담자들의 수사기록은 이미 헌재에 도착한 상태다. 헌재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방부 검찰단·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송부촉탁에 회신했고 국수본은 지난 10일 추가회신을 발송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며 남긴 기록은 국회 측이 탄핵심판에서 추가로 송부촉탁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국회 측 대리인단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에 "아직 공식적으론 수사기록 송부촉탁을 신청할 계획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 변론준비절차에서 윤 대통령 측은 "청구인이 입증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피청구인이 수사기록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투는 셈이 된다"며 국회의 송부촉탁 신청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관들은 비상계엄 수사기록이 탄핵소추 사유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심리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탄핵심판에서 이런 조사 불응 태도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결정을 선고할 당시 법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할 헌법수호의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날 체포를 계기로 윤 대통령 측이 수사 도중 탄핵심판 출석권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공수처를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건 규모에 비해 조사기간(체포 48시간·구속영장 발부시 20일)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탄핵심판 2차 변론을 앞뒀다. 3·4·5차 변론은 오는 21·23일과 다음달 4일로 각각 편성됐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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