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에서 공개된 엔비디아의 새로운 프로젝트 디지츠(Project Digits) 미니 PC를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 애플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모니터 옆에 놓여 있는 모습에서 애플의 영향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애플의 최신 맥 미니는 여러 면에서 혁신적이었고, 인상적인 M4 찹을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판매했다. 윈도우 PC는 아직까지 디자인적 아름다움과 전체적인 균형 면에서 애플 같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맥 미니와 비슷한 소형 폼팩터 AI 슈퍼 컴퓨터가 윈도우 PC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까? 프로젝트 디지츠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보자.
프로젝트 디지츠의 정의와 특징
맥 미니와 엔비디아의 프로젝트 디지트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불공평하다. 목표 사용자와 시장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맥 미니는 웹 브라우징, 미디어 스트리밍, 가벼운 콘텐츠 제작 또는 게임만 하려는 가정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다. 그리고 그 생태계에는 AI를 위한 애플 인텔리전스가 있다.
그레이스 블랙웰 GB10 슈퍼칩이 탑재된 강력한 미니 PC인 프로젝트 디지츠는 과학자, 학생, AI 연구자가 집중 사용할 AI 슈퍼컴퓨터를 작은 섀시에 담는 것이 목적이다. 가격에도 목적이 반영되어 있다: 무려 3,000달러로, 전문가 수준의 기기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한다. 2025년 5월경에 출시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디지츠는 최대 2,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대형 언어 모델(LLM)을 실행할 수 있는 GB10 슈퍼칩에서 실행된다. 두 대를 연결하면 최대 4,050억 개의 파라미터를 함께 처리할 수 있다. AI 연구자 및 추론 모델에 적합하다.
엔비디아 프로젝트 디지츠의 내부 사양Nvidia |
내장 GPU는 128GB의 통합 메모리로 AI에 맞게 미세 조정되었지만, 엔비디아가 향후 윈도우 같은 게이밍 PC에 사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지금도 프로젝트 디지츠는 이미 1페타플롭의 성능으로 기존 PC나 노트북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현재의 최신 하이엔드 게이밍 PC라고 해도 성능 수치는 0.01페타플롭에 해당하는 최대 10테라플롭에 불과하다).
맥 미니 사용자는 일부 AI 작업에 시스템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작업을 위한 개인용 컴퓨터로 사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프로젝트 디지트를 개인 목적으로 조정했다고 상상해 보자. 현재 매니아 및 전문가용 제품인 프로젝트 디지츠를 엔비디아가 맥 미니처럼 다듬는다면 어떨까? M4 맥 미니보다 훨씬 더 혁신적이고, 전례 없는 성능을 갖춘 소비자급 PC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AI가 주류가 되어 거의 모든 산업과 인간 생활의 모든 측면에 적용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말이 맞다면, 작지만 강력한 AI 슈퍼컴퓨터는 스마트폰이 일상 생활에서 그랬던 것처럼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지금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온 젠슨 황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이 작은 상자가 미니 PC인 프로젝트 디지츠다.Nvidia |
즉, 엔비디아는 연구나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를 위한 더 많은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한다. 현재로서는 프로젝트 디지츠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용자가 개인 업무를 집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즉 개인 가정 공간에 AI를 도입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다.
물론 엔비디아는 이미 사용자 시장에도 개입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DNA라고 할 수 있는 지포스 RTX GPU만 봐도 알 수 있듯, 게이머용 그래픽 칩을 개발한 후 AI가 탄생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와 AI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들 애플리케이션이 회사의 전부이자 끝은 아니다. 게임은 여전히 중요하며, 이와 같이 엔비디아가 개척할 수 있는 다른 사용자 시장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위협적인 상상, 프로젝트 디지츠
엔비디아의 프로젝트 디지츠 미니 슈퍼컴퓨터는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에서 실행된다. 엔비디아가 이미 자사 GPU용 윈도우 드라이버에 친숙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한 선택일 수도 있다.
엔비디아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윈도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신호일까? 심지어 엔비디아가 윈도우가 아닌 유닉스(리눅스나 맥OS처럼)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싶다는 의미일까? 엔비디아가 애플과 같은 시도를 한다면 자체 솔루션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길도 꿈만은 아니다.
Lenovo |
CES 2025에서 들려오는 윈도우 혁신에 대한 소문은 그 외에도 많다. 지난달 밸브는 협력업체를 위한 “스팀OS 인증(Powered by SteamOS)” 브랜딩을 발표하며 서드파티 핸드헬드 게임 기기, 노트북, PC가 점점 더 많이 스팀OS에서 실행되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밸브는 CES 2025에서 자세히 계획을 설명했으며, 밸브가 아닌 최초의 스팀OS 게이밍 핸드헬드도 공개됐다.
요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팀OS를 두려워해야 한다. 윈도우 없이도 충분히 잘 작동하며 윈도우 게이머를 서서히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팀 덱은 한동안 스팀OS의 큰 쇼케이스 역할을 해왔지만 밸브가 다른 모든 제조업체에 운영체제를 개방하면 앞으로 몇 년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해졌다.
분명히 말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런 계획이 전혀 없다.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윈도우와 그 모든 짐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다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런 꿈을 실현할 자본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AI와 하드웨어에 딱 맞는 맞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쉽게 주장할 수 있다. 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팀OS보다 더 큰 무언가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맥 미니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GPU다. 이 두 세계가 만나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 엔비디아 미니 PC가 탄생할 수 있을까?Thiago Trevisan / IDG |
실제로 가까운 미래에 엔비디아가 GPU뿐만 아니라 미니 PC 전체를 보드 제조업체에 판매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강력한 성능의 에이수스 로그 스트릭스 프로젝트 디지츠 미니 PC는 어떨까? GPU, CPU, NPU가 모두 들어간 작은 장치가 있다면 확실히 애플 실리콘과 하드웨어의 긴밀한 통합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확신하지는 못한다. 미래는 지루할 수도 있다. 엔비디아가 윈도우 PC를 고수하면서 더 쉽고 간단하며 잘 알려진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윈도우 PC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가 제공하는 강력한 성능과 긴밀한 통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전히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소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퀄컴의 Arm 윈도우 독점 계약이 종료된 지금 Arm 기반 PC 칩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맥 미니 크기의 작은 윈도우 PC가 RTX급 그래픽과 차세대 AI 성능을 제공하는 초강력 칩으로 구동되는 미래를 상상해 보자. 애플조차도 아직 엔비디아를 따라잡지 못한 영역이다. 제대로 실행되기만 한다면 새로운 폼 팩터와 가능성으로 사용자 시장을 흔들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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