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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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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3할 타자' 김혜성 타율이 0.217까지 폭락? 이게 MLB의 벽인가, 무엇이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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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26·LA 다저스)의 성적을 두고 현지 프로젝션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떤 프로젝션은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 반면, 어떤 프로젝션은 26인 로스터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예상 성적을 내놨다. 시즌이 끝났을 때, 김혜성이 어떤 성적으로 마무리할지가 흥미로워졌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9일(한국시간) 김혜성의 2025년 시즌 성적을 예상하면서 다소 충격적인 수치를 내놨다. ‘팬그래프’는 김혜성이 2025년 시즌 94경기에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타율 0.217, 9홈런, 39타점, 7도루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4 수준이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할 당시 슈퍼스타의 성적을 기대하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소간 박하다고 평가할 만한 수치다.

김혜성은 통계 프로젝션이 미래를 예상할 때 반드시 필요한 미국 내 표본이 없다. 보통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마이너리그부터 단계를 거치는데, 오랜 기간 데이터가 쌓인 이 구간의 통계는 어느 정도 신뢰성 있게 쌓여 있다. 한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보통의 선수들은 어느 정도의 생산력이 감소하는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다. 참고를 할 만한 데이터가 별로 없다.

그래서 보통 KBO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갔을 때 첫 해 어느 정도의 손실을 보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미래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 간 선수들의 사례도 몇 없다 보니 이 예상치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KBO리그 수준을 후하게 치는 프로젝션의 경우 그래도 예상 성적을 덜 깎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크게 깎는 경우가 있다.

‘팬그래프’의 예상은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첫 해 성적 예상치 중 가장 크게 깎은 편에 속한다. 기본적으로 94경기 출전을 예상했다는 것은 김혜성이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백업으로 뛰고, 백업 중에서도 그렇게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는 26번째 선수임을 의미한다. 자연히 타석 수가 줄고, 나갈 기회도 줄 수밖에 없다. 타율 0.217은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수준의 공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을 것이라는 예상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시즌 키움에서 127경기에 나가 타율 0.326을 기록하며 4년 연속 3할 이상을 쳤다. 그리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1홈런과 75타점을 기록했다”면서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의 대부분은 한국 시대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에서 12홈런에 그쳤다. 김하성도 메이저리그 도전 1년 차때는 8홈런, 2023년에는17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타점 모두 한국 시절과 같이 성장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풀카운트’는 “김혜성은 준족의 에버리지 타입의 선수로 복수의 미국 미디어도 파워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김혜성의 공격 생산력이 확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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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김하성도, 이정후도, 그리고 앞선 선배들도 겪었던 문제이니 그렇다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의아한 것은 홈런 개수는 KBO리그에서의 수치가 거의 이어진 반면, 도루는 7개로 크게 깎인 점이다. 김혜성은 경력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쳐 본 시즌이 지난해(11개) 딱 한 번뿐이다. 반대로 도루는 꾸준하게 20개 이상을 기록했다.

보통 최근 1WAR의 가치는 800만 달러, 많게는 1000만 달러까지 잡는다. 800만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면 김혜성이 320만 달러 정도의 값어치를 할 것이라는 예상인데 다저스의 투자 금액과 비교적 부합한다. 다만 0.4의 WAR은 금전적인 가치와 별개로 기대에 다소 못 미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메이저리그 수준에 빨리 적응한 뒤, 자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콘택트와 주력, 그리고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첫 해의 압박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ZiPS’의 통계 예상치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또 하나의 통계 프로젝션인 ‘스티머’는 김혜성의 예상 성적을 굉장히 후하게 줬다. ‘스티머’는 올해 김혜성이 94경기에 나가 353타석을 소화한다는 가정 하에 타율 0.279, 출루율 0.324, 장타율 0.374, 5홈런, 14도루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홈런과 도루 예상치는 오히려 ‘팬그래프’의 예상보다 더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김혜성은 2024년 KBO리그에서 10.9%의 삼진 비율, 8.3%의 볼넷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티머’는 이 수치가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예상 삼진 비율은 16.2%, 예상 볼넷 비율은 5.9%다. 순장타율 또한 0.095로 그렇게 좋은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김혜성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은 97로 예상해 리그 평균보다 떨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수비에서의 플러스 점수 덕에 예상 WAR은 1.3이었다. WAR 1.3 정도면 3년 1250만 달러의 몫은 한다고 볼 수 있다.

‘클레이대븐포트닷컴’은 올해 김혜성이 562타수라는 꽤 많은 타석 기회를 얻는다는 가정 하에 타율 0.270, 출루율 0.337, 장타율 0.388을 예상했다. ‘팬그래프’보다는 ‘스티머’ 쪽에 가까운데 더 호의적이다. 이 정도 타석 수에 타율이라면 당연히 도루 시도 기회가 많아진다. 이 매체는 도루 27개를 성공시킬 것으로 예상했고, 9홈런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결국 KBO리그에서의 성적이나, 현지 언론의 예상이나 김혜성의 장타력이 확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발전할 가능성은 있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그렇다. 김혜성은 장타보다는 수비 활용성, 주루 플레이, 그리고 콘택트 능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세 가지만 받쳐준다면 유틸리티 플레이어로는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로스터 내에 자신의 자리가 확고하게 생긴다. 그 다음은 주전 2루수 경쟁으로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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