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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오징어 게임2' 황동혁 "분노는 위로 향해야..대의제 민주주의 한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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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이병헌·이정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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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행사. 연합뉴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진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티 칼리지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2 시사회장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이서환, 임시완, 양동근, 강애심, 이정재 이병헌, 조유리. 뉴시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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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이병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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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와 이병헌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티 칼리지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2 시사회장에 도착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뉴시스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오징어 게임' 영희 인형. 뉴시스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배우 이병헌, 감독 황동혁, 배우 이정재(왼쪽부터)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 뉴욕주 뉴욕의 메트로그래프에서 열린 시사회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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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오징어게임2' 광고와 '영희'의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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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LA 프리미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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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티칼리지(LACC)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 팬 이벤트가 열렸다.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가 팬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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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오징어 게임' 시즌2가 2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 1월 첫 주(12월30일∼1월5일)엔 시즌1마저 역주행해 해당 부문 톱2에 올랐다.

시즌2 주역인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정재를 지난 2일과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황 감독은 글로벌 흥행에 대해 "새해에 그나마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어 참 축복받은 일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을 하느라 수명이 7~8년은 줄어든 것 같다. 질릴 때도 있었다. 시즌2·3를 1년 넘게 200회가량 찍었다"고 털어놨다.

■거대한 규모의 '둥글게 게임 세트'
황 감독은 호불호의 반응에 대해 "시즌1에 비해 신선함과 충격이 떨어지고 완결도 되지 않아 불만을 어느정도 예상했다"며 "10명 중 9명이 좋아하다 8명으로 떨어진 정도니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완결을 본다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즌2는 시즌1의 우승자 성기훈(이정재)이 오징어게임을 멈추기 위해 몸부림치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과정을 그렸다. 시즌1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낸 프론트맨(이병헌)이 '깐부' 오일남을 대신해 001번 오영일로 위장하고 게임에 참가한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의 과거로 돌아가 황인호가 게임을 하는 이야기가 될 줄 알았는데 현재진행형의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전개돼 감탄했다"며 "특히 3화 마지막, 프론트맨이 게임에 참가하는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돌이켰다.

녹색 추리닝을 입고 세트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그는 "(차림이) 후줄근했다"며 웃었다. 이어 "세트 규모에 압도됐다. 혹자는 폐소공포증을 걱정했는데 절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특히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하는 그 원판에 200여명이 동시에 올라갔는데도 판이 돌아가더라. 부감으로 잡으니 사람 눈알처럼 보여 '대박' 소리가 났다"며 즐거워했다.

이병헌은 "개인적 불행을 겪고 인간을 믿지 않게 된 황인호이자 프론트맨, 그런 어두운 내면을 가진 채 참가자로 위장한 오영일의 연기톤을 잡는 게 숙제였다"며 "오일남과 달리 정체가 드러난 상황이라 시청자만 아는 비밀을 은밀하게 건드린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프론트맨은 성기훈을 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인간의 본성이 쓰레기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동시에 인간을 믿고 신념대로 행동하는 성기훈에게 열등감도 느낀다. '영웅놀이는 재밌었냐'는 시즌2 마지막 대사처럼 성기훈이 무너질 것이라고 믿지만 성기훈의 신념이 맞길 바라는 아주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대의제 민주주의 한계 있어"
성기훈은 이번 시즌 게임을 멈추겠다는 목적에 사로잡혀 마치 돈키호테처럼 돌진한다. 그런데 비장한 목표에 비해 허점이 많고, 정의감에 불타지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합리화하는 우도 범한다.

이정재는 "오영일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 게 성기훈답다고 생각했다"며 "무모하고 답답한 구석도 있지만, 세상엔 성기훈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성기훈의 생존을 통해 선한 사람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여줬다. 이젠 성기훈을 떠올리면 양심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 양심을 외면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요즘 사회에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이 시즌2를 만들면서 가장 중시한 것은 OX 투표 제도였다.

그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위기가 왔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고, 5년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라가 좌지우지된다. 과연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 시스템이 맞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OX 투표는 약자끼리 서로를 비난하는 오늘날의 모습도 투영했다.

황 감독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는 작금의 현실을 언급하며 "게임장 숙소 안에서 선을 긋고 싸우는 모습과 소름 끼칠 정도로 닮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각자도생 시대의 도래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 '나만 잘 살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사회가 팍팍해지면서 분노가 서로를 향한다. 남자는 여자를 탓하고 아래 세대는 위 세대를 비난한다. 성기훈 캐릭터를 통해 우리의 분노는 위, 제도를 만들고 통제하는 권력을 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시즌1이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 극심한 경쟁 때문에 망가진 사회를 우리가 어떤 식으로 바꿀 수 있나, 투표를 통하거나 안되면 데모라도 해야 하나, 그런데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게 시즌2"라며 "시즌3는 나락으로 떨어진 성기훈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과연 잃은 것인가를 다룬다"고 예고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한 문화비평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민들의 시위를 언급하며 "'오징어 게임'이 격동의 역사를 가진 젊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우경화 현상의 사회적 역동을 다룬 훌륭한 대중문화 실험"이라고 평했다.

한편, '달고나(dalgona)', '형(hyung)' 등 7개 단어가 최근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포함되며 '오징어 게임'의 위력을 입증했다. 지난 2009년 '지.아이.조'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은 "미국 영화를 여러 편을 찍었는데도 아무도 나를 못 알아봤는데, 이번엔 달랐다"며 "한국 작품으로 이런 환대를 받으니 아이러니하면서도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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