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에 따르면 3일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을 통해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라는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인 A씨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을 근거로 들며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명백히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한 KBS 드라마팀이 경찰에 고발 당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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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복구 절차 협의가 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 훼손 자체가 법적으로 위반된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철저히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안동시청 또한 드라마 촬영팀을 대상으로 고발에 나설 전망이다. 안동시청은 이날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병산서원 훼손과 관련해 피해 상황을 검토한 뒤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해명 여하와 관계없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했다. 안동시에는 상의조차 하지 않고 문화재에 등을 달려고 한 행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어떤 구멍은 못을 더 안으로 박기 위해서 망치질을 했다. 그 자체 행위가 잘못된 것으로 그 구멍이 기존에 있었던 구멍인지 아닌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동시 병산서원을 방문한 건축가 민서홍 씨가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하는 광경을 목격했다는 글이 확산되며 파장이 일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한 KBS 드라마팀이 경찰에 고발 당했다. / 사진 = 안동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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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탭들이 등을 달기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고 밝힌 민 씨는 제작진이 ‘안동시에 이미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 하라’며 화를 냈다고 밝히며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줬다고 하더라. 드라마 스태프가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데 이건 알고 있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했냐고 물었더니 해당 공무원이 당장 철거지시 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KBS는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이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KBS 드라마 팀의 문화유산 훼손 문제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난 2007년 KBS는 대하 사극 ‘대조영’ 촬영지인 국가사적 147호인 문경새재 관문 곳곳에 대못을 박고 방치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KBS는 잘못을 인정하며 “최근 촬영이 급하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미술팀이 복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수일을 방치하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KBS의 행태에 서경덕 교수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경덕 교수는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이라며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 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로, 배우 옥택연 서현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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