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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임박···‘질문지 100여쪽’에 담긴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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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임박···‘질문지 100여쪽’에 담긴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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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윤석열 대통령 신병 확보를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할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수처는 ‘내란 우두머리(수괴)’로 지목된 윤 대통령에게 조사할 내용을 정리한 질문지를 이미 작성한 상태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최초로 출석을 요구한 지난달 16일 이전부터 질문지를 작성해뒀다. 이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와 검찰·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토대로 질문지를 계속 보강 중이다. 질문지는 100쪽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상대로 비상계엄 구상 시기부터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및 정치인 체포 지시, 2차 계엄 선포 검토까지 캐물으며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란죄 구성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게 할 질문 중에선 비상계엄 ‘실행’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 수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군·경찰 지휘부에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라거나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다수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했고 실제로 체포조가 운영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경고성 계엄’이었고 ‘체포를 지시한 적 없다’ ‘국회를 해산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 주장과 배치된다.

공수처는 이런 수사 내용만으로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윤 대통령이 ‘국회 기능 마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지휘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장원 당시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는데, 윤 대통령이 체포 대상자를 직접 선정한 것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이후 재차 계엄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국회를 무력화시킨 후 비상입법기구를 새로 창설하려 한 정황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전 장관 공소장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 내용이 윤 대통령의 ‘경고성 계엄’ 주장을 허무는 주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공수처는 선관위 직원 체포와 선관위 서버 반출 계획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관해서도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조사 결과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등 전·현직 군 고위 인사들을 사실상 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윤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심이 있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경유하거나 김 전 장관을 건너 뛰고 노 전 사령관과 교감했는지 규명해야 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처음 구상한 시점과 본격적으로 준비한 시점에도 주목한다. 앞서 검찰은 윤 대통령이 늦어도 지난해 3월부터 김 전 장관 등과 계엄을 논의했고, 11월부터는 실질적인 준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경호처장이던 김 전 장관을 장관으로 전격 임명한 것도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의심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유도해 계엄 조건을 만들려 했다는 의혹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북한 도발 유도설과 연관된 ‘오물풍선’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