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로 2024년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가운데 절반이 1순위 마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요가 높은 서울의 경우 96%가 1순위 마감을 하며 다른 지역들과 차이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민간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2024년 청약을 진행한 일반공급(특별공급 제외) 11만5102가구 중 45.5%(5만2403가구)만 1순위 마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마감은 1순위 청약 접수에서 경쟁률이 1대 1을 넘었을 때를 뜻한다.
2024년 1순위 마감 비율은 4년 전인 2020년보다 30.8%포인트(p) 떨어졌다. 2023년보다도 12.8%p 떨어진 수치다. 급격한 금리인상이 시작된 2022년과 2023년에도 1순위 마감 비율은 각각 50.6%, 58.3%로 이때도 50%보다는 높았다.
특히 2024년엔 서울과 그 외 지역간 1순위 마감 비율의 차이가 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경남(24.9%) 대구(25.2%) 울산(25.3%) 부산(32.8%) 강원(32.9%) 경기(38.5%) 전남(39.4%) 광주(42.1%) 인천(49.5%) 등은 1순위 마감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이 비율이 96.2%를 기록하며 청약이 크게 흥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높아지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치솟았는데도 청약 수요가 쏠린 이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당 분양가격은 1428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8% 증가했다. 3.3㎡당 분양가가 4720만7000원으로 30평대인 국민평형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1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기타 지방의 ㎡당 분양가격은 442만8000원에서 451만7000원으로 2% 상승하는데 그쳤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아파트 브랜드와 상관없이 1순위 마감 실패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해 11월에 대우건설이 대구에서 공급한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0.03대 1에 불과했다. 인천에서 분양한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도'의 1순위 평균 경쟁률도 0.52대 1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리얼하우스 김선아 분석팀장은 "2024년 청약시장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1순위 마감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다"라며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올해 7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 시행도 예정돼 있어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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