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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에 격해진 관저 앞…“영장 무효” “내란수괴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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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체포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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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관저로 향하는 길목은 모두 경찰버스나 경찰관이 가로막았다. 윤 대통령 체포·탄핵을 두고 갈라진 시민들은 크게 두 무리를 이뤄 서로를 향해 날 선 말들을 주고받았다. 늘어선 경찰버스와 도로까지 진출한 시위대로 인해 일대 교통은 수시로 정체를 겪었고, 인근 주민들은 집으로 가는 길이 막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관저 앞에 집결했다.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서울 용산구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장 무효”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25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취재진에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장을 촬영하던 한 방송사 취재진은 거센 항의를 받고 철수했다. 이들은 방송 카메라를 보며 “당신들이 가짜뉴스를 쓰는 게 문제” “이북으로 가서 찍어라” 등의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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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호인력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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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도로를 운행하는 한 차량에서는 ‘윤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를 수사하려 했는데, 국회가 이를 막기 위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의 노래가 반복해서 나왔다. 다른 차량에는 “인간 판사 못 믿겠다. AI 판사 도입하자”는 문구가 적혔다.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이들의 1인 시위, 단체행동도 진행됐다. 윤 대통령 탄핵·체포에 찬성하는 이들은 ‘탄핵 찬성’ ‘윤석열 구속’ 등 구호를 외치며 관저 인근에 머물렀다. ‘윤석열·김건희 체포단’이라고 적은 옷을 입은 국민주권당 관계자는 “체포 영장 유효기간까지 기다리면 안된다”며 “즉각 집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반대 집단은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친 한남대로36길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 체포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체포 축하합니다” “구속 축하해”라고 외치자, 반대 편에선 “나라를 북한으로 만드니 좋으냐” “나이도 젊고 창창한데 미국 못 가서 어떡하냐”라고 맞받았다. 고성과 욕설이 수시로 오갔다.

경찰과 보수단체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전 11시10분쯤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관저 쪽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버스가 골목길로 진입하려 하자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폴리스라인을 밀기 시작했고,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 중인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경고했다. 충돌은 약 20분간 이어지다 멎었다.

대통령 관저 인근 경계는 내내 삼엄했다. 입구를 둘러싼 ㄷ자 모양 경찰 질서유지선이 두겹으로 설치됐다. 관저 입구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10여대가 인도 쪽을 막았고, 관저 입구 맞은편에도 버스 4대를 세워 길목으로 향하는 시선을 차단했다. 집회 현장에서 대통령 관저 쪽으로 향하는 인도는 통제·차단됐다. 건너편으로 지나려는 사람들이 항의하자 한 경찰관은 “나도 못 지나갈 것 같다”고 답했다. 관저 인근에 산다는 주민 A씨는 “집이 여기 안에 있는데 어디를 돌아가라는 말이냐”고 항의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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