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국장 수십명 참석 회식서 "공무원은 아부와 공부를 평소에 해야" 건배사
시 관계자 "덕담으로 한 것"…법조계, 정치적·선거 중립 의무 위반 가능성 지적
또 다른 간부공무원 '시장 질문 제한 지침' 하달…강 시장 향한 '충성심' 도 넘어
광주시청 |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시 간부 공무원이 강기정 시장이 주재한 송년 회식에서 건배사로 "재선"을 외쳐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다.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정모 자치행정국장은 지난 23일 저녁 광주 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송년 만찬에서 참석자들에게 "공무원은 아부와 공부를 평소에 해야 한다"며 "제가 최소한을 외치면 재선이라고 해달라"고 건배사를 했다.
만찬에는 시장과 행정부시장, 문화경제부시장, 국장급(3급·부이사관) 이상 공무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당시 정 국장의 사회 속에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건배사를 했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건배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함께 잔을 드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 국장의 건배사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이 2026년 6월 예정된 제9회 지방선거에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유력한 상황에서 이 같은 건배사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뒤늦게 시청 안팎에서 나온다.
지방공무원법이나 공직선거법 등에서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복무규정 위반 등의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선거법 위반 여부 역시 다툼의 소지가 있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 변호사는 "누구, 어떤 선거를 대상으로 한 발언인지 특정 가능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지방선거가 1년 6개월 이상 남았고 선거운동을 위한 자리가 아닌 송년회에서 건배사를 한 점, 참석자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인 점을 고려할 때 처벌의 실효성이 있을지 판단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배사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2026년 지방선거를 떠올릴 텐데 중립 의무를 저버린 발언을 해 행정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재선을 위해 무언가 해보자는 뜻이 아닌 본인의 건배사 순서가 돌아오자 덕담으로 재선이라는 구호를 말했다고 한다"며 "관련 규정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시장과 공공기관 간 간담회에서도 간부 공무원(4급)이 직원들의 질문을 제한해 논란을 빚는 등 공직사회에서 강기정 시장을 향한 '충성심'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문혜 전 전략추진단장은 올해 2월부터 강 시장과 공공기관 순회 간담회를 하면서 광주FC, 무등산, 육아 등에 대한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할 주제로 분류해 대상 기관에 전달해 '입틀막' 논란을 낳았다.
강 시장은 해당 기사가 보도된 직후 "오랜 시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시장을 참으로 부끄럽게 만든 일"이라며 이 전 단장을 징계성으로 교체하고 한직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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