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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항공권 취소했어요" 연말연초 불안에 떠는 시민들

매일경제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문광민 기자(doo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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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항공권 취소했어요" 연말연초 불안에 떠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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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 제주항공 참사 ◆

29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경기에 앞서 관람객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단체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경기에 앞서 관람객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단체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난 가운데 연말·연초에 해외여행을 떠나려 했던 시민들이 항공권을 잇달아 취소하는 등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저비용항공사(LCC)를 향한 불신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향후 항공업계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무안 인근 광주·전남 지역 시민들 사이에선 사고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있었다는 트라우마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기 3시간 전에 라오항공 여객기로 무안공항에 도착했다는 직장인 김 모씨(30)는 "몇 시간 차이로 이런 대형 사고가 났다니 믿을 수 없다"며 "새 떼가 조금 더 일찍 출몰했다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1월 무안공항을 통해 방콕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했던 조 모씨(33)도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일정을 취소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온라인상에서 '비행기 포비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손 모씨는 "명절 귀성 때도 비행기 대신 열차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LCC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LCC 항공권 취소 후기가 쇄도했다. 한 이용자는 "1월에 제주항공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항공권을 취소했다"며 "모처럼의 휴양 계획이 틀어져 아쉽지만, 이제 LCC는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말했다.


이번 참변을 애도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열렸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마저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를 예고한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무안 참변까지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뒤숭숭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 모씨(72)는 "2024년을 단 사흘 남긴 날에 이런 큰 사고가 발생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해야 하는 12월에 나라에 큰일이 연이어 터지니 괜히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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