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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자영업 대출 1064조…연체 18조원 ‘역대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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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에만 대출 4.3조·연체 2.2조 증가

연체율 9년 반만에 최고

헤럴드경제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의 한 상점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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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최근 5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유행과 소비 부진 충격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직면했다. 금융권에서 1064조원 넘게 빌렸지만, 현재 18조원 이상의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잔액과 연체액 모두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29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64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기록이다. 2분기 말(1060조1000억원)과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4조3000억원이 늘었다.

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지난해 4분기 0.1%로 떨어져 급증세가 진정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0.3%로 반등한 뒤 2분기와 3분기 모두 0.4%를 유지하며 전반적으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자영업자 대출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사업자 대출이 711조8000억원, 가계대출이 352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사업자 대출 잔액 역시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현재 754조4000억원으로, 작년 3분기(755조6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이들 177만4000명은 1인당 평균 4억3000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었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로, 이 상태의 자영업자는 사실상 더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한계 상태로 추정된다.

자영업자의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3분기 말 총 18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분기 말(15조9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더 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연체액 증가 폭은 올해 1분기 2조5000억원에서 2분기 5000억원까지 줄었다가 다시 커졌다. 이에 따라 연체율 오름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3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70%로, 2분기(1.50%)보다 0.20%포인트(p) 높아졌다. 1.70%는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 기반 추산 결과뿐 아니라, 금융기관이 실제로 제출한 업무보고서 상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금융업권별 자영업자 연체율은 ▷ 은행 0.61% ▷비은행 전체 4.74% ▷상호금융 4.37% ▷보험 1.28% ▷저축은행 11.0% ▷ 여신전문금융사(캐피탈·카드사) 2.94% 수준이다.

1년 전인 2023년 3분기 말과 비교해 은행과 비은행 연체율이 각 0.15%p, 1.50%p 올랐고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3.51%p, 1.55%p나 뛰었다. 은행과 비은행 연체율(0.61%·4.74%)은 각 2014년 3분기(0.65%)와 2015년 1분기(5.16%) 이후 10년, 9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연체율(11.0%·4.37%)도 각 2015년 2분기(11.87%), 2014년 1분기(4.57%)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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